찬양단

제목[목사님컬럼] 주는 삶2024-04-19 10:18
작성자 Level 10

주는 삶

 

아기 예수 그리스도의 평화가 담긴 세인교우들의 따뜻한 사랑을 관내 소녀들과 나눔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대신 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제천세인교회 이강덕 목사와 교우 일동

 

매년 2회에 걸쳐서 대내 나눔 사역을 하는 때가 되어 정성스럽게 봉투에 담을 속지에 10만원 권 수표 5장과 100만원 수표 1장을 포개 동사무소를 찾았습니다주무부서 자리에 앉았는데 주무관이 먼저 인사를 건넸습니다.

세인교회에서 오셨죠?

이제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자주 만나는 사람이 아닌 이상상대방이 누구인지에 대해 그리 선명하게 기억하지 못합니다그래서 그런지 상대방에 나를 먼저 알아주면 적지 않게 당황스럽기까지 합니다. 1년에 두 차례에 방문하는 주민관리센터이기에 몰라라하면 모를 텐데도 나를 알아봐주는 직원이 고맙기 그지없었습니다.

매번 하는 것처럼또 한 번 심부름을 부탁드립니다.

직원이 기부금 확인 서류에 꼼꼼히 목적과 의미를 기록하고 기부금을 수령 받자마자 이윽고 환하게 웃으며 다시 인사를 건넸습니다.

목사님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2022년을 보내면서 세인교회의 상황은 그리 녹록하지 않았습니다교회 재정의 씀씀이를 아끼고 또 아꼈지만여타 다른 해에 비해 빠듯한 한 해를 보냈습니다설상가상으로 교단에 가입한 이후부터는 교세로 인해 상()회비 부담도 적지 않아 재정부에서는 난색을 표하기까지 해서 대외적인 나눔을 할 때는 목사로서 부담을 느끼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나눔과 선교라는 두 수레바퀴를 중단 없이 굴려야 하는 이유는 그것이 교회의 존재 목적 중에 하나이기 때문입니다지난 전반기 사역 때직원이 나에게 한 말을 오롯이 기억한다아마도 그 직원은 다른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는 직원임에 틀림이 없기에 내게 이렇게 말했던 그 말을 감사 겸 뼈 있는 말로 받았습니다.

목사님교회가 할 일은 교회가 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직원이 건넨 진정성이 있는 이 말을 듣고 너무 당연한 일을 하고도 뭔가 아픈 생각이 든 이유를 나도 알고교우들도 알기에 하반기 나눔을 잘 감당했습니다.

범사에 여러분에게 모본을 보여준 바와 같이 수고하여 약한 사람들을 돕고 또 주 예수께서 친히 말씀하신 바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다 하심을 기억하여야 할지니라” (행 20:35)

학자들은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다라는 말을 예수께서 친히 했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지만예수의 말이 아닌 누가의 의도적인 편집이든 아니든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낫다는 명제는 기독교 신앙의 내용으로 받아들여도 되는 충분한 가치이기에 우리 세인교회는 축도 이후에 이런 삶을 더 지속해야 할 것입니다.

성탄주일 아침세인교회가 이 땅에 존재하는 이유는 나눔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각인하고 주는 삶에 더 풍성해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메리 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