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교역자의 전출입에 즈음하여
지난 한 주간, 부교역자의 전출입이 진행되었습니다. 1년 6개월 동안 섬겼던 부목사는 대구에 있는 영남제일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했고, 전담 전도사로 사역할 부교역자가 부임했습니다. 수요일 오전에 부목사 가정이 이사를 하고, 오후에 여전도회 지체들이 급히 사택 청소를 하고, 목요일 오전에 전담 전도사 가정이 이사를 완료했습니다. 교역자의 인사이동은 비공개적으로, 빠르게 진행하는 것이 교회를 위해 유익이기에 그렇게 인사 사역을 감당했습니다. 부교역자가 사역을 잘했든지 못했든지 떠나보낼 때는 언제나 마음 한 구석이 휑합니다. 이번에 떠나보낸 부목사 가정이 담임목사로 부임하는 교회가 대구광역시라는 대도시권에 있고, 동시에 처녀 담임목사 시절에 경험하기에는 그리 흔하지 않은 자가(自家) 건물 교회이고, 제가 자기 목회를 처음 시작할 때처럼 맨 땅에 헤딩하는 그런 척박함이 아니라, 그래도 10 여명의 멤버십이 있는 교회라고 하기에 쉽지는 않겠지만 자기 목회 사역지로 떠나보내기로 마음먹고 이런 저런 인간적인 정에 이끌리지 않도록 속전속결로 인사이동을 실시했습니다. 다만 보낸 부목사가 직전 담임목사가 보기에는 아직은 준비되지 못한 여러 가지 목양의 부족함이 보여 염려스러운 것이 사실이지만, 이제는 본인의 목회 현장이니 최선을 다해 줄 것을 믿고, 그래도 세인교회에서 1년 6개월 동안 부족한 사람의 목회를 동역하며 보아 왔기에 잘 해 줄 것을 기대하며 중보하려 합니다. 이제 세인교회에서 새로운 둥지를 튼 전담전도사 부부에게 거는 기대가 적지 않습니다. 제천이라는 지방 소도시가 겪고 있는 인구 절감의 아픔, 설상가상으로 펜데믹이라는 시기 동안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했던 젊은 신자들의 무너짐 등등을 통해 교회학교가 존폐를 논할 정도의 위기감이 팽배한 시기에 부교역자 가정이 동역자로 출발했습니다. 교단 내에서 교회학교 사역 전문가로 나름 인정받고 있는 친구이기에 교회는 최선을 다해 뒷받침을 해주고, 본인은 최선을 다하는 창조적 사역을 통해 교회학교를 다시 한 번 일으켜 세우는 종으로 쓰임받기를 기대해 봅니다. 이제 30대 초반인 전담전도사 부부를 부교역자로 청빙하면서 아들의 나이보다 더 젊은 부교역자는 처음이라, 저들의 에너지 발산에 내가 보폭을 맞추는 것이 녹록하지 않겠다 싶었지만, 나름 젊은이들이 기도했던바 혈기왕성한 부교역자 청빙에 성공했으니(?) 더 아름다운 동역자들로 세워져서 세인교회가 더 젊어지는 교회가 되기를 담임목사가 지지하며 중보하려 합니다. 제천에 부교역자 부부가 처음 온 날, 저녁 식사를 함께 하기 위해 식당을 물색하는 아내에게 부 교역자들과 많이 갔던 콩나물 해장국이나, 곤드레 밥 먹으러 가면 되지 않겠냐고 했더니 첫 만남인데 그러면 안 된다고 핀잔을 주어 굳이 교회에서 먼 파스타 집을 찾아가 젊은 전도사 부부를 대접했습니다. 내키지 않는 발걸음이었지만 그렇게 하는 게 맞는다고 해서 끌려가서 몇 젓가락 휘젓고 돌아와 집에서 얼큰한 라면으로 다시 식사를 한 뒤에야 서운함이 풀렸습니다. 앞으로 계속 이래야 하는지 고민입니다. 하지만 교회학교가 부흥된다면 백 번이라도 갈 참입니다. 영남제일교회로 사역지를 옮긴 이상민 목사에게서 들려오는 소식이 부흥의 소식이 전해지기를 바라며, 우리 교회에 부임한 김환희 전도사를 통해 세인교회에 젊은이들이 다시 북적거리는 재 부흥의 물결이 바다를 덮음같이 충만하게 일렁이기를 기도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