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 맘 때가 되면 많은 전화를 받습니다. 그리고 메일을 통한 편지도 받습니다. 근래에는 SNS를 통한 적지 않은 공문도 받습니다. 도움을 요청하는 글과 메모와 전언들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이 개 교회마다 사무총회가 열리는 때이고, 우리 교회도 예외가 아니기에 조직교회들이 1년 살림을 계획한다는 것을 아는 분들이 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선교 요청을 하며 보내는 서류들이 늘어나는 것을 볼 때마다 제게 심한 압박으로 다가옵니다. 우리 교회는 선교, 구제 사역으로 일 년에 약 3,000만 원 정도의 예산으로 피선교지를 돕습니다. 삼천 만원이라는 재정을 투입한다는 것은 교회의 여력이 그 정도라는 의미를 담보합니다. 해외선교, 국내선교, 기관선교로 세분화하여 섬기는 선교 사역을 점검해 볼 때, 제가 섬기는 교회의 교세와 능력 안에서 나름 최선을 다한다고 말해도 될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마음 속에 대단히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가 바로 요즈음입니다. 다가오는 해에 도움을 요청하는 목회자나 기관 사역자들이 오죽하면 저 같이 나약한 교회를 섬기는 목사에게 요청을 할까 생각하면 기실, 모든 요청자에게 도움을 드리고 싶은 마음 간절합니다. 특히나 우리 교회가 작년에 교단에 가입했기에 제가 속한 공동체 안에 있는 동역자들을 도와야 한다는 부담감과 압박감은 실로 큽니다. 깊이 파고 들어가는 것 자체가 예의가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속속히 파악하려고 하지는 않지만 교단 내에서 직간접적으로 선교를 요청하는 동역자들의 속사정이 얼마나 힘들고 또 힘들지는 안 보아도 비디오입니다. 개인적인 목회 철학이 하나 있습니다. 함께 돕기로 마음먹어 동역을 하기로 했다면 주님 오실 때까지 끝까지 같이 가야 한다는 어줍지 않은 고집입니다. 그래서 제가 섬기는 교회에서는 한 번 정한 피선교지는 정말로 특별하고 부득이 한 변고가 발생하지 않는 한 변경시키려고 하지 않기에 새로운 피선교지 설정 역시 섣불리 하지 않으려는 게 사실입니다. 사정이 이러하기에 이 때 즈음 쌓여가는 선교 요청의 서류들을 보면 심히 괴롭고 또 괴롭습니다. 제가 이러니, 큰 교회가 목회자들의 마음은 오죽하랴 싶습니다. 연 말마다 하나님께 생떼를 쓰다 싶을 정도로 하소연처럼 들리는 기도를 드리는 내용이 있습니다. “하나님, 선교비로 수 억 정도 지원하는 교회로 성장시켜주시면 안 될까요?” 선교는 교회 존재의 이유인데 우리 교회가 더 성장하여 선교, 구제의 사역에 있어서 더 지경이 확장되기를 간절히 소망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