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네 교회 지붕은 비닐하우스라니? 아내가 무릎 관절이 많이 닮아 퇴행성 관절이 진행된 지 이미 오래되었고, 손목 인대까지 많이 늘어나서 작년부터 계속해서 치료를 받는데도 불구하고 호전되지 않고 있습니다. 진료를 받는 정형외과 의사가 아내에게 이렇게 물었답니다. “혹시 삽질하는 직업을 갖고 계세요?” 이유인 즉은 나이에 걸맞지 않게 손목 인대와 무릎 관절이 많이 상해 있는 게 잘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아내의 이야기를 전해 듣고서 남편으로 머리를 들 수가 없었습니다. 삽질을 의심하는 직업의 소유자로 아내가 의심받게 한 원인 제공자였기에 바로 저였기에 말입니다. 아내의 손목이 심하게 망가진 이유는 교회 건축 이후 눈치우기도 한몫했습니다. 여성의 몸으로 겨울마다 연례행사로 치르는 일이 사달을 낸 것입니다. 어느 교우가 이렇게 말했다지요? “사모님이 너무 깔끔해서 어쩔 수 없다고!” 너무 큰 상처를 주는 말을 너무 쉽게 하는 이를 보면서 그렇게 버릇을 들인 제가 참 야속했습니다. 지난주에는 아내를 참 많이 아끼는 친구가 아내와 통화를 하다가 너무 속이 상해 이렇게 소리를 버럭 질렀다 네요. “야, 니네 교회 지붕이 비늘하우스라니? 무너질까봐 그렇게 시도 때도 없이 눈을 치우게.” 이 말은 교회 집사로 있는 아내의 친구가 친구 남편이 목사라 심한 말은 할 수 없어서 극도로 절제하고 제게 던진 야속한 투정이라는 것을 압니다. 생겨먹은 게 그래서 어쩔 수는 없이 그렇게 교회를 돌보려고 했던 것이 제 마음이었지만, 지난 주간 손목 치료를 받고 잠자는 내내 아픈 손목 붙들고 끙끙 앓는 아내의 신음소리를 들으면서, 파스를 붙여가며 고통을 참아내는 아내를 바라보면서 정말로 처음으로 이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교회에서 바퀴벌레가 날아다니고, 음식 썩는 냄새가 진동을 하고, 누군가가 지저분하다고 볼멘소리를 하든, 눈덩이가 쌓여 있어 지저분하게 보여도 이제는 정말로 사찰 노릇은 그만하겠다고 말입니다. 아내의 친구한테 유별 떠는 목사로 비난 받는 것도 이제는 싫은 나이가 된 것은 어쩔 수 없는 제 한계인 듯합니다. 이제는 제가 할 수 있는 일만하렵니다. 그래야 아내도 남은 삶의 시간에 손목 붙들고 끙끙대지 않을 테니까요. 오 마이 갓! 그런데 이 글을 쓰고 있는 새벽 미명의 시간에 하늘에서는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또 한없이 쓰레기가 떨어지고 있습니다. 너무나도 야속하게. (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