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단

제목[목사님컬럼] 1층 사무실에서2024-04-18 09:00
작성자 Level 10

1층 사무실에서

 

전담 부교역자가 공석인 채 이제 한 달이 지났습니다이후 습관적으로 3층 서재에서 근무 환경이 1층 사무실로 바뀌었습니다. 1층 사무실에서 근무를 하다 보니 너무 자연스럽게 사무실의 여럿 환경들이 눈에 들어 왔습니다교우들 중에 상당수의 신자들이 목사사모가 너무 까탈스럽게 깔끔하다고 볼 멘 소리를 하지만생겨 먹은 게 그러니 어쩔 수 없음을 교우들이 인정하고 이해해야 합니다아니나 다를까 1층 사무실에서 상주한 지 거의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뒤에 들어간 탓도 있겠지만세상 더럽다더럽다 이런 환경에서 어떻게 근무를 했을까 싶을 정도로 1층 사무실의 환경은 오염되어 있었습니다.

전화기는 배터리가 녹이 슬어 녹물이 흘러 완전히 망가졌고책상 밑은 흘린 커피 자국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고주변에 널브려져 있는 전기 및 인터넷 선들은 서로 얽히고설켜서 어디서부터 제대로 선들을 정리할 것인가 심각하게 고민한 끝에 정리하다 보니 제자리를 찾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먼지로 뒤범벅되어 전기 플러그 세트는 누전 일보 직전이었고책상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부분에 쌓여 있는 떼 덩어리들은 얼마만큼 사무실을 방치했는지 보여주는 단면으로 제게 다가와 하나님께 죄송한 마음 금할 길이 없었습니다.

화도 나고하나님께 죄송한 마음이 극에 달아 작업용 장갑을 꼈습니다버릴 것을 버리고보존할 것은 정리해서 보전하고 부교역자와 재정부 책상을 닦고 정리하며 이것저것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쓸고 닦는데 거의 한 나절을 보내야 했습니다.

교회를 개척한 초창기부터 약 10여 년 동안그래도 강지숙 전도사가 있을 때는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나름 청결함을 유지했는데 불과 4년 사이에 전교인 대청소 기간을 제외하면 거의 방치된 수준이었음을 확인하고나름 다시 한 번 하나님의 교회를 잘 살피고청결하게 해야겠다는 부끄러운 다짐을 해 보는 다잡이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교회 예배당은 지체들이 살피고 돌보는 가정이 비해 더러워져야 할 건물이 아닙니다아니어떤 의미에서 도리어 더 청결하게 돌보고 가꾸어야 하는 하나님의 집입니다본인의 집을 정리하고 청결하게 하는 마음의 1/2만이라도 내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교회 예배당을 가꾸는 것이 그리스도인 자세요성도된 자의 의무입니다이 교회는 교역자들의 교회가 아니요장로들의 교회도 아니며당신과 나우리 모두가 정결히 가꾸어야 하는 내 교회입니다.

교회 안에는 1년이 다 되어도 교회 청소 섬김에 단 한 번의 얼굴도 내비치지 않는 극도의 이기적 성도들이 즐비합니다누군가가 하는 청소라고 치부하고누군가에게 청소 섬김을 내미는 것을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기는 것이 일상인 지체들도 있습니다분명한 것은 내가 힘들고 귀찮아하는 봉사는 당신의 상대방에게도 귀찮고 힘든 사역임을 깨달아 주기를 기대합니다.

부교역자 청빙을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지금까지는 결혼을 한 기혼 남성 부교역자만 놓고 기도했는데이제는 미혼기혼의 여성 사역자도 열고 기도하려 합니다여성 사역자가 청소하는 일만을 위해 교회에 부임하는 것은 아니지만그래도 적어도 썩는 냄새가 날 정도로 교회 건물을 방치하지 않을 테니 말입니다담임목사의 눈에 교회 주차장에 떨어진 낙엽을 자발적으로 줍는 성도를 보지 못한 목회를 했으니 도대체 나 또한 무슨 목회를 했는지 하나님께 죄송하고 부끄럽다는 생각에 힘든 한 주간을 보냈습니다우리 세인교회에 시편 84:10절을 노래하는 하나님의 사람은 정녕 없습니까?

주의 궁정에서의 한 날이 다른 곳에서의 천 날보다 나은즉 악인의 장막에 사는 것보다 내 하나님의 성전 문지기로 있는 것이 좋사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