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단

제목[목사님컬럼] 성적 사정을 하면서2024-04-17 17:55
작성자 Level 10

성적 사정을 하면서 


지난 주간대학원 가을 학기 사역을 주님의 은혜 중에 마쳤습니다제천에서 양평까지 매 주 화요일 오고가는 과정이 녹록하지는 않았지만그래도 한국교회의 향후 10-20년을 짊어지고 나아가야 하는 후배들에게 먼저 정글 같은 현장에서 경험하고 사역했던 선배로서 교회 공동체와 목회를 위한 바른 신학과 상식이 통하는 목회적인 철학을 공유해야겠다는 일념으로 또 한 학기 ACTS 캠퍼스의 제자들을 사랑하며 함께 공부했습니다.

학기를 마무리하고 2주 동안 성적 사정을 해야 하는 한 학기의 마지막 임무가 남아 지난 15 주 동안 함께 공부하고 고민한 제자들의 흔적들을 세밀히 살피고 있습니다중간고사를 대신한 BOOK-REVIEW, 학기말 과제인 소논문을 훑으며 학교 방침에 따라 성적을 산출하고 있습니다.

학기 초 과목 오리엔테이션을 통하여 클래스를 어떻게 진행할 것이며성적 산출의 근거는 이러이러 할 것이라는 선 이해를 전해 주었습니다특별히 성적을 사정할 때한 학기 동안 공부한 흔적이 있는지를 나름 소상히 살펴 볼 것임을 주지시켰습니다도전과 자극을 주기 위함이었습니다.

55명 학생들이 제출한 페이퍼를 성실히 읽으면서 성적 산정을 하는 과정에서 두 가지의 소회가 밀려왔습니다첫째는 내공이며또 하나는 몸부림입니다제가 함께 가르친 제자들은 3학년 학생들이기에 졸업반입니다전제할 때 전자는 학생들이 3년이라는 대학원 과정 동안 혹은 그 이전의 학부 생활동안 얼마나 학문적인 영역에서 치열하게 공부했고계속해서 지성적 능력을 함양해 왔는지를 보여주는 결과물일 것이고후자는 이번 학기 코스워크에 대한 집요함이 있었는가를 가늠해 주는 지렛대의 역할을 해 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전후자를 충실히 감당해온 학생들은 기말 페이퍼의 첫 페이지의 내용에서 여지없이 그들의 내공이 보입니다반면 그렇지 못한 제자들 역시 첫 페이지에 그들의 난맥상이 드러났습니다학생들의 성적을 채점하다가 오늘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도 주목할 교훈이 담겨 있다는 생각을 지울 길이 없었습니다.

전자와 맥을 같이하는 선상에서 해석할 때 영성지성감성의 균형을 겸비한 그리스도인들의 실력도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교훈을 받습니다다시 말해 이런 실력의 내공은 중단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공부할 때 가능해 지는 일이라는 말입니다쌓고 또 쌓는 연속적인 분투가 있을 때 자연적으로 실력의 내공이 나의 전인격에 포개지는 것입니다반면또 하나 나에게 이런 내공에서 부족함이 보이는 경우 얻게 되는 교훈입니다내가 반드시 택해야 하는 흔적입니다그것은 최선을 다하려는 몸부림과 치열함이 있어야 한다는 점합니다쉽지는 않은 일이지만 몸부림을 치려는 학생들이 페이퍼를 훑다보니 이런 일들이 보였습니다부족함을 정직하게 인정하고지금의 결단이 최고의 선택적 결단임에 자각하여 치열하게 몸부림치고 노력한 학생들이 보였는데 너무 자랑스러웠고 대견했습니다아마 주님의 마음도 그러하리라 생각됩니다우리 세인공동체가 2019년도에 심도 있게 살폈던 갈라디아서 공부의 대단원의 갈무리를 저는 예수 그리스도의 스티그마’ (흔적)라고 했습니다앞에서 언급한 내공이 보이는 학생들과 그 내공에 있어서 조금은 뒤쳐졌지만 다시금 지성적인 사역자가 되겠다고 몸부림의 스티그마를 보인 제자들에게 좋은 성적 사정을 했습니다.

2020년을 맞이하고, 2019년을 보내는 길목에서 세인 공동체 지체들이 주군으로부터 좋은 점수를 받았으면 좋겠습니다이렇게.

계속해서 영적인 내공을 쌓아라그리고 최선을 다해 노력해라.”

2019부족한 종과 함께 캠퍼스에서 주경야독의 고된 행군을 함께 한 학생들에게 하나님의 은혜가 있기를 바라고세인공동체의 지체들에게는 주님이 함께 하시는 은혜가 있기를 소망합니다.

나에게 가장 좋은 일은 주님이 임마누엘로 함께 하시는 일입니다.” (존 웨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