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목사의 목양심서(牧羊心書)
세 번째 집필 도서의 초고(草稿)를 완성했습니다. 아마추어 작가로 나선 지 이제 4년차 중 세 번째, 그러니까 그런 대로 선방한 셈입니다. 초벌 원고가 나오면 언제나 교정 작업을 자처하는 권사님의 섬김이 있어 졸저는 지금 그 과정을 통과하고 있습니다. 추천사를 부탁한 지인에게 나이브한 원고를 보냈기에 조만간 추천사가 도착을 하면 내용을 묶어 출판사에 보내면 이제 출간 작업이 정식으로 진행될 것 같습니다. 선례로 예측해 보면 통상 출판사 휴가 기간인 8월 중순 전에는 부족한 사람의 세 번째 졸필이 책으로 세상에 나오게 될 것 같습니다. 10년 전, 지천명의 나이에 많은 이들의 염려와 안타까움 속에 이론적으로 도무지 말이 안 되는 교회를 개척했습니다. 가장 안정적인 목회를 할 나이에 광야로 나온 무모함을 지금 생각하면 아찔하지만 존경하는 멘토였던 이재철 목사의 언어대로 거침없이 진행한 셈입니다. 뒷일은 내 몫이 아니고 하나님의 몫이라는 다소 상투적인 배짱으로 시작한 지방 소도시에서의 개척은 적어도 저에게는 목숨 건 모험이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교회개척의 지난 10년 동안의 목양 이야기를 매주 주보에, 그리고 SNS 계정에 공개하며 개척의 희로애락을 교우와 지인들과 공유했습니다. 그것이 쌓이다보니 엄청난 양의 자료가 되었고, 개인적으로는 보석 같은 나눔의 글말들이 되었습니다. 페친들이나, 블로거 팔로워들, 그리고 익명의 네티즌들이 부족한 사람의 글을 읽고 동변상련의 소회로, 또 어떤 이는 날카로운 비판으로, 또 어떤 동역자는 허락 하에 글을 퍼가는 고마운 친구들로 반응해 주었습니다. 이번에 책으로 출간하는 책 제목을 ‘시골목사의 수다 떨기’, ‘시골목사의 살아내기’ 등등 여러 가지로 고민하다가 낙점한 가 제목이 바로 ‘시골 목사의 목양심서’입니다. 수년 전, 공교롭게 다산(茶山)의 삶을 후배들이 반추한 두 권의 책(정민의 ‘다산선생 지식 경영법’, 박석무의 ‘다산 정약용 유배지에서 만나다.’)을 읽으며 전율했던 다산의 정신을 심비에 새겼던 적이 있었습니다. 목민심서를 쓸 때의 다산의 마음이 왠지 감히 지난 10년 동안 세인교회를 섬겨왔던 저의 마음으로 포개졌습니다. 이런 이유로 용기 있게 책 제목을 ’시골 목사의 牧羊心書‘로 설정했습니다. 몰론 출판사와 최종적으로 상의를 할 내용이지만. 첫 번째, 두 번째 서평집에 비해 이번 출간 예정인 책은 본래의 전공임 목회의 필드로 돌아와 거기에 걸 맞는 글을 써온 근 2-3년간의 기록이라 그런지 글을 보충 발췌하면서 그때 그 시절의 목양적인 향수가 떠올라 혼자 울컥해서 울기도 하고, 히죽히죽 웃기도 해 보았습니다. 아마도 이 광경을 여타의 혹자가 보았다면 고개를 가로저었을 일입니다. 지난 10년 목양의 현장에서 마음으로 글을 쓴다는 각오로 달려온 것은 맞습니다.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다만 앞으로 10년, 역시 마음으로 쓴 심서의 흔적들을 더 깊이, 그리고 더 많이 남기는 목회를 할 수 있을지 두려운 마음이지만 다산이 했던 말대로 심비에 새기며 다시 달려가려고 합니다. “다산은 말한다. 전에 없던 새 것은 없다. 모든 것은 옛 것의 기초 위에서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좋은 모범을 찾아라. 훌륭한 선례 본받아라.”(정민,“다산 선생의 지식 경영법”,김영사. 2007,p,101.)
시골 목사의 ‘목양심서’, 8월 중 개봉박두입니다, 많이 사랑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