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단

제목[목사님컬럼] 아들에게 설교를 맡겼더니2024-04-17 16:00
작성자 Level 10

아들에게 설교를 맡겼더니 


지난 주간 수요일에 외출을 했습니다친구 목사가 건강하게 사역하고 섬기는 교회의 창립 수요일 기념집회를 설교로 섬기게 되었기 때문입니다마침 우리 교회 부교역자가 사임한 시기라서 공 예배를 비울 경우 예배를 인도할 사람이 없어 서울에서 파트 사역을 하고 있는 아들을 수요예배 인도자로 세워 아버지의 공석을 맡기기로 했습니다.

아들이 제 말을 듣고 상당히 많이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본문과 설교 제목을 보내라고 한 시간을 넘겼으니 말입니다그러면 안 되는 데 풋내기 교역자이다 보니 제 딴에는 하나님 앞에서 보다는 아버지가 목회하는 교회의 지체들에게 실망을 시켜서는 안 된다는 그런 인간적인 염려가 더 크게 와 닿았던 것 같습니다이 고민을 하고 있는 아들에게 외부 사역을 나가기에 앞서 이렇게 당부를 했습니다.

아들아네 힘과 지적인 실력을 의지하여 설교를 잘 하려고 하지 말고하나님의 힘을 의지해서 소박하게 은혜를 나누려고 해라.”

친구 목사 교회를 섬기기 위해 외출한 동안 아들이 섬겨야 하는 세인 교회 수요 예배를 위해서 화살기도를 드리며 응원했습니다집회를 마치고 돌아와 아내에게 아들이 사역한 내용을 전해 들었습니다저에게는 항상 날카롭게 비평하는 아내가 웬 일로 아들이 잠시 자리를 비운 시간에 나름 흡족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새끼 전도사치고 잘 했어요언어 전달의 속도가 빨라 말을 천천히 해야 하는 훈련순간순간 행하는 몸짓 등등 고칠 내용들이 간간히 보였지만 그래도 당신 교육전도사 시절보다 훨씬 나았어요.”

이후에 교우들 몇 몇이 수요 예배에 설교를 인도한 아들 전도사에 대한 평가를 전해주는 것도 들었습니다제 앞이라 그랬겠지만 신학교 초창기 때에 비해 너무 놀라울 만큼 성장한 모습이 보인다면 이요한 전도사의 설교에 은혜를 받았다고 립 서비스 해 주는 지체들의 말이 에비인 저에게 싫게 들리지만 않았습니다언젠가 아들이 제 설교의 내용들을 벤치마킹하겠다고 퍼가도 되는가를 물으면서 던진 말이 너무 고마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버지설교 준비가 하면 할수록 너무 힘들고 어려워요.”

상투적인 말로 한 것이 아니라 그날은 진정성이 있게 나름의 고민을 저에게 던졌기 때문입니다설교를 쉽게 생각하지 않는 자세하면 할수록 어렵고 힘들다는 것을 느끼는 체감의 고백해서 정말로 많이 고민하며 설교 한 편을 준비한다는 아들의 전언을 들으면서 앞으로 더 힘들고 고통스러운 설교 행하기를 앞둔 아들이 안쓰럽기는 했지만 그 자세가 바림직해 속으로 격려했습니다.

뉴욕 리디머 커뮤니티의 담임 목사인 팀 켈러가 쓴 ‘PREACHING’을 보면 이런 문장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성령은 그것이 아니라 그 분이시다,”(p,49)

세상의 연설은 그것에 대한 주입과 심기만 하면 되지만설교는 그 분을 증언함과 동시에 만나게 하는 엄청난 사역이고 어마 무시한 사역이기에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하나님이 주시는 민감한 감동을 추구해야 하는 것은 설교자에게는 언제나이어야 하며, ’항상이어야 하고또 이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소견입니다적어도 이런 애비의 소견에 아직은 잘 따라주는 아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이번 주간 독서 일과 중에 읽었던 김기석 목사의 가치 있는 것들에 대한 태도에 나오는 문장이 제 눈을 크게 했습니다.

누군가 울고 있을 때 그 옆에서 웃지 않는 것이 사람됨입니다.”(p,103)

김 목사께서 전한 이 기막히게 아름다운 성찰에 걸맞게 성숙한 하나님의 사람으로 아들이 성장해주어서 무너진 한국교회를 다시 세워가는 그루터기 같은 하나님의 귀한 도구가 되어 주기를 불에서 막 꺼내 검게 그을린 마른 장작나무 같이 볼품없는 에비가 중보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