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단

제목[목사님컬럼] 너희도 나그네였음이라2024-04-17 15:55
작성자 Level 10

크리스천 연합 신문에 격 주로 사사기 해석을 기고하고 있습니다지난 주간에 30번째 기고문을 송고했으니 거의 1년 6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이 사역을 해 왔습니다개인적으로는 사사기를 중요한 팩트 개념으로 인식하는 중요한 일 중에 하나입니다그 동안 30번의 외고 중에 기억에 남는 글이 무엇이냐고 혹시 묻는다면 사사기 1장에 기록된 아도니베섹 사건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스라엘 신앙 공동체의 가나안 정복 초기 시절유다와 시므온 지파가 예루살렘 근교로 추측되는 베섹을 통치하고 있었던 아도니베섹을 사로잡고 10,000명 정도의 그의 군사들을 전멸시키는 혁혁한 전과를 올린 장면이 1장에 나옵니다헌데 이 장면에서 참 유감스러운 보고가 신명기 역사가에 의해 보고됩니다아도니베섹이 전쟁에서 패하고 도망을 가다가 유다와 시므온 연합군에게 체포됩니다체포가 된 아도니베섹은 유다와 시므온의 수뇌부에 끌려왔는데 그에게 내린 처분은 엄지손가락과 발가락을 자르라는 명이었습니다이 심판은 이전에 아도니베섹이 베섹 지역을 점령할 때 승리하고 나면 패전국 왕들에게 항상 본인이 행했던 잔인한 방법이었습니다어찌 보면 뿌린 대로 거두게 한 함무라비 법전의 동해보복법(同害報復法)처럼 보이기도 합니다그러나 저는 이 대목을 해석하는 기사를 다른 스펙트럼으로 기고했던 것을 기억합니다.


의도적인 가나안 화()(Canaanization)”라고. 


하나님은 여호수아를 통하여 앞으로 가나안을 점령하면 그 가나안의 풍습이나 종교나 문화를 따르지 말고 그들에게 동화되지 말라 하셨습니다그러나 초기 사사 시대의 이스라엘 신앙공동체는 가나안을 점령하면서 그토록 경계하라고 하셨던 가나안의 식을 그대로 도입하는 누()를 범한 것이 아도니베섹 사건입니다이것은 단순히 적장에게 심판을 내린 정도가 아니라 이제 우리는 가나안보다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종의 무력 시위였던 것입니다.

너는 이방 나그네를 압제하지 말며 그들을 학대하지 말라 너희도 애굽 땅에서 나그네였음이라”(출 22:21)

430년간의 지긋지긋한 애굽 노예 생활을 마감하고홍해를 가르고하나님께서 행하셨던 이모저모의 기적을 경험한 뒤에 시내 산에 도착한 하나님 백성들에게 하나님이 강력하게 권하신 언약법전 중에 약자 보호법에 수록된 명령입니다.

나그네를 압제하지 말고 학대하지 말라 너희도 나그네였음이라

제주도가 몸살을 앓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습니다예멘 출신의 난민들이 제주도에 입도했기 때문입니다그들이 이슬람 문화권에 있는 사람들이고벼랑 끝에 서 있는 사람들이기에 그들에게서 어떠한 불법과 무질서적인 행동들이 나타날지 모르는 집단이기에 그들을 수용해서는 안 된다는 난민포비아혹은 이슬람포비아의 일환으로 반 난민 정서가 제주도에 강하게 형성되어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정치 역학적으로 해석하면 이해타산이 맞물려 있기에 결단하기가 쉽지 않은 일임을 저도 인정합니다그러나 국가는 그렇다손 치더라도 원론적으로 이 난민들에 대한 입장 표명을 교회가 하지 않고 있음은 심히 유감스럽습니다교회는 이들에 대하여 가장 따뜻한 입장에서 분명한 소리를 낼 수 있는 유일한 공동체인데 아직도 묵묵부답인 것은 눈치 보기이고 언약 법전을 몰라라 하는 직무유기이기에 아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느 나라 국민이든어떤 종교를 믿든어떤 민족/인종에 속하였는지 상관이 없이 살아 있는 인간은 단지 생명을 지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충분히 존중받고 보호받아야 한다.”(강남순, “코즈모폴리터니즘”,p,18.)

오늘따라 텍사스크리스천 대학의 브라이트 신학대학원 강남순 교수의 일침이 크게 공명되어 울리는 주일 아침입니다.

나그네를 압제하지 말고 학대하지 말라 너희도 나그네였음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