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세인교회가 서부동으로 온지 5년이 되어갑니다. 그리 크지는 않지만 아담하고 소박한 예배당 처소를 하나님께 드리면서 경험했던 여러 일들이 슬라이드 쇼처럼 지나갈 때가 있습니다. 그 때마다 분명하게 색인되는 것은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가 하나님의 교회를 이끄셨다는 감동입니다. 평생 목회의 현장에 있으면서 단 한 번도 예배당을 건축하지 않고 목양지를 떠난 목회자들도 부지기수이지만 저처럼 교회 건축을 경험한 목사들이 아마도 현실적으로는 더 많지 않나 싶습니다. 해서 교회 건축의 소회는 목회자 각자의 개인적 성향, 그리고 은혜의 강도에 따라 느끼는 감도가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저에게 건축의 소회를 묻는다면 한 번 할 것이지 두 번은 다시 하고 싶지 않은 것이라고 밝히고 싶습니다. 특히 겨울 공사는 절대로. 주지하다시피 우리 교회는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세 개의 계절을 거치면서 완공된 건물입니다. 5년이 지난 지금 생각해 보면, 겨울 공사는 하지 말았어야 하는 것인데 하는 아쉬움이 그대로 남습니다. 당시 교회의 정황이 어쩔 수 없었기에 공기(工期)를 앞당기기 위해 무리수를 둔 것이 사실입니다. 그 결과, 5년이 지난 오늘 여기저기에서 제 2의 손을 보지 않으면 안 되는 일들이 발생하곤 합니다. 누수의 문제, 전기 공사의 제반적인 문제, 외벽 공사의 보완 문제 등등 크고 작은 일들이 현실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큰일들이야 거 교회적으로 보수 공사를 같이 감당하면 되는 일이지만, 작은 일이나 소소한 일들은 급하게 손을 보아야 하는 시급성을 요구될 때는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저로서는 적지 않은 곤혹을 치르게 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공사를 맡았던 업체에게 일일이 요구할 수 있는 것도 아니기에 더 더욱 난감할 때가 많습니다. 그때마다 교회의 일들을 손수 맡아 처리해준 봉사자가 바로 최종국 집사입니다. 우리 교역자들은 최 집사를 ‘최가이버’ 라고 종종 부릅니다. 교회의 난처한 일이 일어나면 가능한 시간을 내고 쪼개서 해결하고 돌아가기 때문에 붙여준 별명입니다. 농으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 담임목사는 최종국 집사에게 정말로 고맙고 감사함을 전하고 싶습니다. 본인이 해야 하는 생업의 일도 만만하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대부분이 육체의 노동을 담보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쉬고 싶은 어느 경우에는 교회에서 보내는 콜이 부담되는 것임을 제 스스로가 알고 있습니다. 저 역시 이것을 알기에 정말로 극도의 조심하는 편이지만 어떤 경우에는 최 집사를 콜하지 않으면 안 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그 때마다 하나님의 교회를 위해서 몸으로 봉사해 주는 최 집사에게 정말로 고마울 때가 한 두 번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교회가 이렇게 아늑하게 예배하는 장소로 설 수 있었던 근간에는 최집사의 수고의 땀이 배어 있음에 감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오늘은 한 번 교우들이 칭찬 릴레이를 최집사에게 보내주기를 담임목사는 기대해 봅니다. 교회의 일을 감당할 때, 마뜩하지 않게, 마지못해, 혹은 죽지 못해 하는 마음으로 일하는 자들이 비일비재합니다. 그런 자들에게 일을 시키느니 차라리 불편한 상태로 가는 게 낫다는 생각이 하루에도 백번씩 들어갈 때가 있습니다. 서울에서 목회하던 이름 있는 목회자에게 누군가가 이렇게 대들면서 거부하는 성도들이 있었다는 글을 보면서 참담함을 토로한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내가 왜 목사님의 성공을 위해서 몸 바쳐 헌신해야죠?” 교회의 사역을 목회자의 성공으로 도배질하는 현 세태의 비극이 가슴 아프지만 그래도 하나님의 교회를 위해 본인의 시간을 쪼개 성실하게 봉사해 주는 최가이버 집사가 있는 세인교회는 꽤 괜찮은 교회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지면을 빌려 한 마디 하렵니다. “최종국 집사님! 아름다운 헌신에 정말 감사해요.”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보상해 주시는 은혜가 최집사에게 넘쳐나기를 두 손 모아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