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단

제목[목사님컬럼] 그댄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2024-04-01 16:29
작성자 Level 10

“그대 네게 행복을 주는 사람 내가 가는 길이 험하고 멀지라도 그대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 때론 지루하고 외로운 길이라도 그대 함께 간다면 좋겠네”

이전에‘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에서 이소라씨가 불렀던‘행복을 주는 사람’이라는 노랫말에 나오는 후렴 가사입니다.
그냥 듣고만 있어도 너무 좋은 가사, 그리고 감동을 주는 가사입니다.
가사처럼 내가 누군가에게 행복을 주는 사람이라면 그처럼 보람된 일이 또 어디에 있겠습니까?
지난 주간에 남아공의 전직 대통령이었던 넬슨 만델라의 장례식에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렸습니다.
방송을 통해 전해진 그의 장례식의 모든 일정은 장례식이 아니라 일종의 축제와도 같았습니다.
참석한 사람들이 모두 다 그의 죽음을 애도했지만 그것은 장례식의 일반적인 예의의 겉모습이었고 도리어 그를 보내는 남아공 사람들은 그가 살아생전 남겨준 아름다운 평화와 용서의 삶이 농축된 가르침 때문에 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춤과 노래로 화답하며 보내는 감동을 연출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는 분명히 행복을 주는 사람이었습니다.
지난 주, 한승희 권사님 병원 심방을 마치고 서울에서 내려오는 날 눈 폭탄을 맞았습니다.
어마어마하게 내리는 눈 때문에 눈 속에 파묻힐 정도였습니다.
서울에서 제천까지 무려 4시간을 소비할 정도로 거북이 운행을 한 끝에 교회에 도착했습니다.
교회에 도착을 했더니 권영옥 집사님과 최은미 전도사님이 앞이 안 보일 정도로 쏟아지는 눈 속에서 교회 주차장의 눈을 치우고 있었습니다.
이미 내려오는 길에 최전도사님을 통해 셀 예배 이후 그들이 함께 교회에 눈을 치우러 간다는 보고를 들은 지 2시간이 지난 시간이었습니다.
혹한의 날씨에 요즈음 산성 눈은 산성 비보다도 더 몸에 안 좋다는 보도가 연 일 보도되고 있는 이때에 머리에 눈꽃이 만발한 상태로 눈을 치우고 있는 권 집사님을 보는 순간 마음속에서 울컥하는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지인들은 아시겠지만 권영옥 집사님은 지금 투석을 하고 있는 나약한 육체를 갖고 있는 지체입니다.
똑같은 처지에 있는 웬만한 사람들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교회 사랑의 뜨거움을 몸으로 실천하는 귀한 자매를 보면서 목회자는 대놓고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눈물겨운 감동을 느끼며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 것이 저의 솔직한 마음입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눈이 억수로 내리는 주차장에서 담임목사는 없는 말을 했습니다.
“집사님, 이렇게 눈이 내릴 때 눈을 치우는 것은 아무런 소용이 없어요.”
그러자 권 집사님이 저를 울리는 멘트 하나를 던졌습니다.
“목사님, 그래도 이대로 놔두었다가 내일 새벽에 눈을 치우려면 목사님이 병나요.”
교회마다 몸살을 앓고 있다는 일들이 여기저기에서 직간접적으로 들립니다.
이유를 파헤치고 들어가 보면 모두 자기가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영적인 교만이 그 원인입니다.
교회에서 근래 하나님이 찾으시는 하나님의 사람들은 그냥 그렇게 묵묵히 주의 일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는 삶을 보여줌으로 주님의 길을 따라가는 자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휘트워스 대학 교수인 제럴드 싯처가 그의 책‘하나님의 은혜’에서 이렇게 갈파했습니다.
“기독교 신앙은 자력갱생의 종교와는 정반대다.”
참 의미 있는 그의 갈파가 크게 와 닿는 것은 그의 가르침이 그리스도인들로 하여금 진짜로 추구해야 할 신앙의 도를 알려주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폭설이 몰아치고 기온은 급강하하는 추운 계절로 들어선 지난 주간이었지만 하나님의 교회를 사랑하는 한 지체의 계산하지 않는 헌신과 희생의 모습을 보면서 그 신앙 공동체를 섬기는 목사인 저는 집사님을 향하여 이런 노래를 불러 주고 싶었습니다.
“그대 네게 행복을 주는 사람 내가 가는 길이 험하고 멀지라도 그대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 때론 지루하고 외로운 길이라도 그대 함께 간다면 좋겠네”
우리 세인 교회, 참 행복한 교회이며 참 좋은 교회입니다.
왜냐하면 행복을 주는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