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그래도 한국교회는 아직은 희망이 있는 것 같아요? |
지난 주간, 아들과 통화를 하다가 아들이 저에게 상기된 표현으로 전해 준 말입니다. 지난 6월 21일부터 23일까지 2박 3일 동안 경기도 파주에 있는 오산리 순복음 기도원에서 매년 실시되는 6,25 상기 기독 장병 구국 성회에 군종병으로 군복무를 하고 있는 아들이 성회에 다녀온 뒤, 소감을 저에게 피력한 말입니다. 이렇게 말하게 된 자초자종을 아들에게 들어보니 나름 이해가 되었습니다. 이번 성회에 약 15,000명 정도의 기독 장병들이 참석을 했는데 여기에 참석한 장병들은 나름대로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해도 괜찮은 기독 장병이라는 아들의 부연 설명이 있었습니다. 군 복무를 마친 남자 교우들은 잘 알지만 군대에서 세례를 받은 신자에 대하여 그의 신앙적인 정체성을 말할 때 점수를 후하게 주지 못합니다. 이유는 분명한 신앙고백 때문에 세례를 받았다기보다는 도피성 세례일 수 있는 가능성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군 복무를 하는 중 교회를 나간 경우도 이와 비슷합니다. 신앙심보다는 육신적인 쉼의 피난처로 삼기 위해 교회를 다니는 장병들이 상당수 존재합니다. 쉽게 말하면 군 교회에 나와 예배를 드리는 자들 중에 나일론 신자들이 적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일반적인 평가와는 달리 매년 6월에 실시되는 구국성회에 참석하는 기독 장병들은 앞서 언급한 표면적인 기독 장병들과 전혀 다른 신앙적 바탕을 둔 그리스도인들입니다. 단적인 증거가 참석하게 된 과정만 보더라도 그렇습니다. 우리나라 단위 부대마다 기독교 종교 활동의 범위는 정해져 있습니다. 주일 예배와 수요 예배 정도입니다. 이것은 군 당국이 군인들의 공적인 시간 중에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할애를 해주어서 예배를 드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업무이외의 시간에 소위 종교 활동이라는 이름으로 개인들의 시간을 유용하게 활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심한 간섭이나 통제를 받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주중에 열리는 구국성회 참석은 차원이 다릅니다. 이번 성회도 목요일부터 토요일까지 2박 3일 동안 진행되었기 때문에 부대마다 이 시간들은 공적인 시간입니다. 이 시간을 개인이 이용한다는 것은 열외 군번으로 인정해 주어 특별한 혜택을 준 것이 아니라 철저히 참석한 그 시간만큼 개인적인 휴가 기간을 차감하면서 이루어지는 사역이기 때문에 개인들에게는 정말로 엄청난 자기부인과 희생을 감수한다는 의미입니다. 우리들도 이미 경험했지만 군인들에게 있어서 휴가는 꿈입니다. 가장 소중한 가치입니다. 그런데 2박 3일 동안 15,000여명의 장병들은 그렇게 꿈과 같은 휴가 기간을 반납하면서 성회에 참여한 장병들입니다. 아들의 전언에 의하면 그 성회에 참석한 장병들의 신앙적인 열정과 뜨거움과 사모함은 이론적인 해석 불가의 평가를 내렸습니다. 그러기에 아들은 전화 끝에 이들은 결국 본인이 신학대학을 졸업하고 목회의 현장에서 뛸 때 만날 동시대적인 동역자들이기에 상기된 목소리로 저에게 이렇게 전언한 것입니다. “아빠! 그래도 한국교회는 아직은 희망이 있는 것 같아요?” 아들과 전화를 끊고 이런 소망을 하나님께 중보 했습니다. 아들이 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한 뒤에 목사 안수를 받고 한국교회의 현장에서 뛸 10여년 뒤, 정말로 아들의 기대처럼 한국 교회가 희망이 있는 공동체로 남아 있기를 말입니다. 정말로 고무적인 것은 여론에 뭇매를 맞고 있는 안정된 기득권 사수를 위해 정신 못 차리고 있는 일부 일탈된 한국교회의 목회자들처럼 생각이 없는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30-40대의 젊은 차세대 목회자들이 한국 교회 이대로는 안 된다는 신념으로 의기투합하며 건강한 한국교회를 만들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는 점입니다. 동시에 마찬가지 반대를 위한 반대를 자행하면서 교회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있는 일부 일탈된 소망 없는 교회 안에 있는 종교인들과는 달리 꿈같은 휴가를 세속적인 가치로 계산하지 않고 그 휴가를 반납하면서까지 은혜의 동산으로 몰수이 몰려드는 15,000여 젊은이들이 한국교회를 뒷받침하는 한 아들의 기대는 단순히 기대만의 꿈이 아닌 현실의 소망으로 성취될 수 있으리라고 저 또한 확신합니다. 이런 소망을 바라보며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을 꿈꾸어 봅니다. 15여년 뒤에 사역의 현장에서 은퇴를 하기 전에 나의 사랑하는 후배들이 기쁨으로 사역할 수 있는 주님의 교회를 만드는 일, 부족하지만 종이 해야 할 분깃임을 알고 달려가렵니다.
한국교회, 아직은 희망이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