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병원에서 KTX가 우리나라의 생활권의 판도를 바꾸어 놓았다는 것은 이제 일반적인 사람들을 웬만한 사람들이면 다 아는 사실이 되었습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거리감각을 일일생활권으로 완전히 바꾸어놓았기 때문입니다. 이전에는 아무리 못 잡아도 1박 2일은 잡아야 서울-부산의 생활이 이루어졌는데 KTX의 탄생으로 인하여 아침에 서울에서 부산으로 출근해서 오전에 일을 보고 점심을 부산에서 먹고 오후에 나머지 일을 하고 저녁에 서울 집에서 먹을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가 생겼다는 것은 시민들에게 삶의 질을 그만큼 높이는 계기가 된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또 다른 측면에서 살펴보면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거리 감각이 그렇게 짧아졌다는 것은 지방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긍정의 효과만이 있는 것이 결코 아님을 뼈저리게 느끼는 일들이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일례로 부산 침례 병원은 부산대학병원과 더불어 부산시내의 대표성을 띠는 종합병원 중에 하나입니다. 그런데 일설에 의하면 침례병원이 경영난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유는 딱 한 가지입니다. KTX의 출현으로 인해 부산시민들마저도 최고의 의료 혜택을 보기 위해 서울에 있는 대학병원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산이 이 정도라면 여타 다른 지방 도시의 상황은 물어보나 마나이며 제천은 말해 무엇 하겠습니까? 지난 주간에 강영자집사님께서 현대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고 계셨습니다. 허리에 이상이 발견되어 치료를 받기 위해서입니다. 주치의의 일견으로 골절의 이상은 보이지 않고 열흘정도 물리치료를 받으면 호전될 것이라는 진단을 받고 입원치료를 받으셨습니다. 열흘정도가 지나 퇴원의 즈음에 통증이 심해져 다시 진단을 받은 결과 이번에는 골절이라는 진단이 내려져 수술을 해야 한다는 의사의 소견이 떨어졌다는 것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현대병원에 대한 추억이 아주 좋지가 않습니다. 시무하던 직전교회의 교우가 엄지손가락 봉합 수술을 받기 위해 전신마취를 한 뒤 사망하는 의료사고의 아픔을 경험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강집사님의 상태를 믿을 만한 교우인 이상학원장에게 다시 확인한 결과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소견을 간접적으로 듣고 분노스러웠습니다. 80세 이상이 되신 고령의 어르신이 열흘정도 오진으로 인하여 생고생을 하시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서울병원으로 다시 의뢰하여 수술을 받으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서울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이유는 전신마취의 염려는 서울병원도 마찬가지였기 때문입니다. 다행이 부분 마취를 하고 시술하는 수술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곽호열성도와 상의하여 허락 하에 안심하고 수술을 받게 해 드렸습니다. 이어 이제는 회복 중에 계십니다. 이러한 일련의 일들을 경험하면서 다시 제천시민의 한 사람으로 시정을 맡은 책임자들에게 강력하게 고합니다. "인기에 영합한 정책으로 생색내지 말고 제천에 인지력이 있는 종합병원을 유치하라" 목사가 머리띠를 두를 수는 없지만 정말로 그 심정으로 시정책임자들에게 요구하고 싶은 마음은 비단 저만의 마음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여 일설(一舌)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