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훈련소가 제가 군 생활을 할 때와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투명해졌다는 것을 육군 훈련소 홈페이지에 개설되어 있는 여러 가지의 콘텐츠를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인터넷 편지 쓰기와 훈련병들의 교육 내용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되는 것을 부모들이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아들로 인해 저 역시 하루에 한 번은 육군 훈련소를 다녀오는 것이 생활이 되었습니다. 다녀올 때마다 습관적으로 하는 것이 편지 쓰기입니다. 지난 주간, 아들에게 편지를 쓰면서 에베소서 5:16절 말씀을 주었습니다.
“세월을 아끼라 때가 악하니라”‘아끼라’고 번역된 헬라어 동사‘엑사고라조’가‘낚시꾼이 낚시를 가서 고기를 건져 올린다.’는 의미임을 상기시키며 이 뜻의 원래의 의도대로 아들이 군 생활을 하는 동안 그냥 어영부영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환경의 낯섦, 육체적인 고됨, 그리고 여러 가지의 제약됨 속에서 느끼는 구속감이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환경에서 분명히 하나님이 계획하신 뜻이 있음을 알고 삶의 유익이 되는 그리고 앞으로 목회에 유익이 되는 시간의 건져올림이 있는 의미 있는 삶을 살 것을 권면해 주었습니다. 아들에게 편지 쓰기를 마치고 조용히 묵상하는 시간을 갖다가 이런 은혜를 받았습니다. 2011년을 시작한 지가 엊그제 같은 데 이제 12월의 첫 주가 된 것을 보면서 상투적인 어법이 아니라 정말로 시간의 빠름을 느끼며 나는 지금 나에게 주어진 시간 속에서 고기를 건져 올리는 삶을 살고 있는가? 의 자문을 해보는 은혜를 말입니다. 아들에게는 그렇게 말하고 있지만 이 목사는 과연 세월의 유수 속에서 후회하지 않는‘엑사고라조’의 삶을 살고 있는가를 깊이 묵상해 보았습니다. 저 역시 아직도 시간을 버리고 있는 허점이 여기저기에서 보이는 부끄러움 투성이의 연약성을 갖고 있기에 하나님께 송구스럽기 그지없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주어진 시간을 가장 아름답게 사용해야 하겠다는 마음의 다잡이를 하는 은혜의 시간을 기도원에서 가져보았습니다. 바울이 에베소 교우들에게 권면한하나님의 백성들이‘엑사고라조’해야 할 이유의 의미는 수반되는 문구인‘때가 악하니라’라는 대목에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동서남북 어디를 바라보아도 영적으로 숨을 쉴만한 여지가 보이지를 않습니다. 조금만 빈틈을 보이면 우리들의 신앙적인 인격을 짓누르는 일들이 비일비재한 것이 바울 시대에 비해 더하면 더했지 오늘의 시대가 조금도 다르지 않기에 바울 사도의 권면은 더욱 긴장감으로 다가오는 것이 사실입니다. 근래 들어 성령의 생각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성령의 생각을 하기 위해 성령님께 기도하는 삶을 살다보니 한 가지 삶에서 나타나는 것이 있습니다. 침묵하는 것입니다. 그냥 말하지 않는 시간을 많이 갖는 것이 유익이겠구나 하는 성령의 인도하심이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침묵하는 훈련을 내년에는 더 많이 연습하고 훈련할 생각입니다. 침묵의 은혜 속에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진정성이 있는 조명하심이 종이 구해야 할 대목이라고 종은 묵상하면서 다져봅니다. 그것이 또한 저에게 있어서‘엑사고라조’의 삶으로 승화될 것으로 기대해봅니다. 기도원에서 읽은 책에서 이런 글이 가슴에 있습니다.
“침묵은 가장 능동적인 대화이다.” 곱씹으며 마음에 새겼습니다.
사람마다‘엑사고라조’의 방법은 다를 것입니다. 그 사람의 자라온 환경, 습관, 태도, 교육 여건, 생활의 수준 등등이 다르기에‘엑사고라조’의 방법은 분명히 다를 것입니다. 그러나 한 가지는 다르지 않습니다. 그것은‘세월을 아끼라’는‘엑사고라조’의 은혜는 세속적인 가치에서는 결코 찾을 수 없다는 공통점입니다.‘엑사고라조’의 진정한 의미는 반드시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추구하는 성도(성도(聖徒))만이 발견할 수 있는 은혜이기 때문입니다. 아들을 위로하고 격려하기 위해 편지하면서 도리어 아빠인 제가 더 큰 도전과 은혜를 받게 되었습니다.
‘엑사고라조’의 삶, 이강덕 목사는 물론 우리 세인지체 전부의 라이프스타일이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