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는 길목에서 / 안희선
적막이 오솔길에 고요히 가라앉는 시간, 내 가슴의 외로운 발자국 소리 듣는다
무수한 침묵은 애정(愛情)어린 따사로운 나무마다 걸려있고, 남 몰래 바위에 맑게 스미는 샘물은 꼭 너의 눈물을 닮았다
사방에 가득한, 너의 호흡은 천천히 내뿜는 가을의 향기
그윽한 너의 입김으로 향기로운 숲은 쓸쓸히 돌아서는 내 발걸음 막고, 세월이 가라앉은 골짜기 만들어 나를 품는데...
어디선가 솔방울 하나 떨어지며 사랑이 사랑을 기억했던 깊은 음향(音響)으로, 정적을 깬다
가을이 오는 길목에서, 나를 부르는 네 목소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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