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앨범

제목촌스런 멘트2024-05-21 16:59
작성자 Level 10

남편이 쉬는 월요일,

나는 월요일에는 아무 약속도 잡지 않으려 노력한다.
하루를 온전히 남편에게 충성하려고....

오늘은  영화 "국가대표"를 보기로 했다.
혹 (?)들이 개학을 해서  여유를 부리며 준비를 하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오전 10시에  전화 올 곳이 없는데....

"저, 준하 담임 인데요..."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보신 분들은 이 때의 내 심정을 이해 할 것이다.
가슴이 철렁,

준하가 체육 시간에 다리를 또 다쳐서 119를 태워서 병원에 보낸다고...
어느 병원이 좋겠냐고...
서울병원으로 보내 주십사 부탁을 하고 남편과 눈썹이 날리도록 달렸다.
수술을 두 번이나 한 다리를 또 다쳤다니
기가 막히고 화도 나고
아이를 보지 못한  상태이니  운전을 못하겠다.
남편이 운전대를 잡았다.

서울병원 응급실에 도착하니
준하가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누워있었다.
수술했던 병원으로 다시 가야 하나 별별 생각을 다 했는데
막상 보니 그리 심하지는 않은 것 같다.
일단 무릎이 구부러지니까...
엑스레이도 찍었고 진통제 주사도 맞아서 괜찮다고  이야기 하는 걸 들으니
이제야 선생님이 눈에 들어온다.
(참, 엄마들은 어쩔 수 없다.)
극성맞은 아들 둔 죄로 선생님께 머리 숙여 사과드렸다.

선생님을 먼저 보내드리고
정형외과 외래에서 검사 결과를 기다렸다.
병원에 사람은 왜 이리도 많은지...
신종 플루 검사하는 곳도 사람들이 대기중이고...

다행하게도 뼈와 수술 부위는 괜찮은 것 같고 인대 손상여부는 하루 이틀 지나보고
통증이 계속되면 정밀 검사를 하자고 하셨다.
준하 본인 말처럼 심하게 다치지는 않은 것 같다.

돌아오는 길에,
아무래도 억울해서 준하에게 잔소리를 날렸다.
"너, 지난 주에 교회 안가서 이런 일이 생긴거야."
멘트를 날리며 사실 나도 쬐끔 ~~~
준하가 한마디 한다.
"엄마, 아무리 그래도 그건 좀 아니지?"
속으로 시인 했다.
`그래, 쫌 촌스런 멘트이긴하다.
 그래도 맞는 말이야.`

휴가 중이신 우리 목사님 심방하실 일 안 만든 것으로 그냥 용서해 주고 말아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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