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쉬는 월요일, 나는 월요일에는 아무 약속도 잡지 않으려 노력한다. 하루를 온전히 남편에게 충성하려고....
오늘은 영화 "국가대표"를 보기로 했다. 혹 (?)들이 개학을 해서 여유를 부리며 준비를 하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오전 10시에 전화 올 곳이 없는데....
"저, 준하 담임 인데요..."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보신 분들은 이 때의 내 심정을 이해 할 것이다. 가슴이 철렁,
준하가 체육 시간에 다리를 또 다쳐서 119를 태워서 병원에 보낸다고... 어느 병원이 좋겠냐고... 서울병원으로 보내 주십사 부탁을 하고 남편과 눈썹이 날리도록 달렸다. 수술을 두 번이나 한 다리를 또 다쳤다니 기가 막히고 화도 나고 아이를 보지 못한 상태이니 운전을 못하겠다. 남편이 운전대를 잡았다.
서울병원 응급실에 도착하니 준하가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누워있었다. 수술했던 병원으로 다시 가야 하나 별별 생각을 다 했는데 막상 보니 그리 심하지는 않은 것 같다. 일단 무릎이 구부러지니까... 엑스레이도 찍었고 진통제 주사도 맞아서 괜찮다고 이야기 하는 걸 들으니 이제야 선생님이 눈에 들어온다. (참, 엄마들은 어쩔 수 없다.) 극성맞은 아들 둔 죄로 선생님께 머리 숙여 사과드렸다.
선생님을 먼저 보내드리고 정형외과 외래에서 검사 결과를 기다렸다. 병원에 사람은 왜 이리도 많은지... 신종 플루 검사하는 곳도 사람들이 대기중이고...
다행하게도 뼈와 수술 부위는 괜찮은 것 같고 인대 손상여부는 하루 이틀 지나보고 통증이 계속되면 정밀 검사를 하자고 하셨다. 준하 본인 말처럼 심하게 다치지는 않은 것 같다.
돌아오는 길에, 아무래도 억울해서 준하에게 잔소리를 날렸다. "너, 지난 주에 교회 안가서 이런 일이 생긴거야." 멘트를 날리며 사실 나도 쬐끔 ~~~ 준하가 한마디 한다. "엄마, 아무리 그래도 그건 좀 아니지?" 속으로 시인 했다. `그래, 쫌 촌스런 멘트이긴하다. 그래도 맞는 말이야.`
휴가 중이신 우리 목사님 심방하실 일 안 만든 것으로 그냥 용서해 주고 말아야 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