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앨범

제목어느 사모님의 시2024-05-17 15:30
작성자 Level 10

길                       들꽃/김영자


오늘도 바삐 오고 가는 나에게
말 없이
너를 깔아 준 고마운 길

누가 너처럼 항상 그자리에 엎드려
모든 이들에게 너를 내어주어
갈 곳을 가게 하더냐

어디를 가느냐
무얼 하려 다니기에
내 등이 닳도록 그리 매일 밟아대느냐
묻지도 않고
주기만 한다더냐

항상
내게 길이 되어 준 너를
당연하게 내 발 아래 밟고
오늘도 하루를 살았구나

나도 너 처럼
누군가에게 묵묵히
그냥 길이 되어 줄 순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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