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갈수록 더 빠른 거야” (미하엘 엔데, “모모”, 비룡소 간,p,317.) 아주 오래 전에 읽어 기억이 희미한 독일 출신의 천재 동화작가인 미하엘 엔데가 쓴 ‘모모’에 나오는 글이다. 글의 말미에 사람들을 시간의 노예로 만들기 위해 치열하게 싸우는 회색신사들과의 일대 막바지 一戰이 그려진다. 모모는 이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반드시 만나야 하는 호라 박사의 거처로 옮기는데 회색 신사들의 추격에 마음이 급해졌다. 설상가상으로 같이 동행하는 카시오페이아 거북이가 너무 느리게 걷는 것을 보자 타박하며 빨리 갈 것을 독촉할 때 카시오페이아가 모모에게 던진 이 한 마디가 독서 내내 나에게 최고의 여운으로 다가와 닿았다. 그래, 맞는 말이다. 느리게 걷는 것이 최고로 빠르다는 것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알까! 느린 시간으로 내 시간을 만드는 것은 철저히 내가 슬로우 라이프에 젖을 때다. 목사인 나는 더 더욱. 헨리 데이빗 소로우는 월든에서 이렇게 당부했다. “그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이 듣는 음악에 맞추어 걸어가도록 내버려두라”(p,466) 시간에 쫒기는 삶이 아닌 시간을 즐기는 삶을 살고 싶은 오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