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톤 한인교회를 시무하는 김영봉 목사께서 쓴 ‘사랑하는 사람은 누구나 아프다’에 나오는 리타모랜(Rita maran) 이라는 분이 서른네 살의 딸을 잃고 쓴 시인 ‘제발’ (Please) 이라는 시가 오늘 무척이나 아프게 다가 와 나누고 싶습니다. 제발, 내게 슬픔을 완전히 극복했는지 묻지 말아 주세요. 나는 결코 완전히 극복할 수 없을 겁니다. 제발, 그가 지금 있는 곳이 여기보다 낫다고 말하지 마세요. 내 곁에 없는 것이 문제니까요. 제발, 더 이상 그가 아프지 않으니 됐다고 말하지 마세요. 왜 그 애가 고통 받아야 했는지 아직 이해할 수 없답니다. 제발, 내가 느끼는 것을 당신도 알고 있다고는 말하지 마세요. 당신 또한 아이를 잃었다면 모를까요. 제발, 버티고 계속 살아가라고 말하지 마세요. 이렇게 버티고 있잖아요? 제발, 좀 나아졌느냐고 묻지 마세요. 상실의 아픔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잖아요? 제발, 하나님은 실수를 범하지 않으신다고 말하지 마세요. 그 분이 일부러 이렇게 하셨다는 뜻인가요? 제발, 적어도 그와 함께 34년을 살지 않았느냐고 위로하지 마세요. 당신은 당신의 아이가 몇 살에 죽어야 한다는 건가요? 제발, 신은 인간에게 견딜 만큼의 형벌만 내린다고 말하지 마세요. 인내력의 정도를 누가 결정하나요? 제발, 당신의 마음이 아프다고만 말해 주세요. 제발, 그 아이를 기억하고 있다고만 말해주세요. 진실로 기억하고 있다면요. 제발, 내가 말하고 싶을 때 그 말을 들어주세요. 그리고 제발, 내가 울어야 한다면 울도록 내버려 두세요. 한 달 전 즈음에 이 글을 읽었는데 읽을 때 그냥 그렇게 주관적인 입장에서 이해가 되는 글이라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오늘은 이 시가 왜 이리 절절한지요. 그래서 아무 말을 하지 않고 그냥 같이 웁니다. 그 옛날 예레미야가 그랬던 것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