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단

제목세인아, 생일 축하한다.2024-04-22 11:42
작성자 Level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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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2월 28일 주일, 40여 명의 개척자들이 모여 첫 예배를 드렸던 장소인 승리 반점 2층으로 올라가는데 너무 오래된 건물이어서 삐거덕거리는 소리가 심했다스산했다날씨는 왜 그리도 춥든지대포 소리가 나는 히터를 틀었는데도 찬바람이 옷 안으로 들어왔다. 1970년대제천에 변변한 예식장이 없던 시절에는 예식장 건물로도 종종 쓰였던 승리반점 2층이었기에 오랜 기간동안 쓰지 않던 골동품 앰프를 가동해 마이크를 사용하자 소리는 갈라졌고 뭐 당연한 일이겠지만스피커를 통해 들리는 설교 소리가 개척 멤버들에게 전해지는 것만으로 기적이었다이렇게 첫 예배를 하나님께 올렸다모든 상황이 악조건이었지만한 가지만은 귀하고 귀했다새롭게 문을 연 세인교회’(가칭)를 통해 일하실 하나님의 비전그리고 그 위대한 사역에 도구로 사용될 개척자들의 소망만큼은 크고 원대했고 귀했다누군가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

개척교회는 마치 유리판을 걷는 아슬아슬함이 언제나 존재하는 공동체다.”

살아남기 힘들다는 표현을 에두른 말이다그렇게 살아남기 어려운 개척교회를 그다음 해인 2009년 4월 25일 주일에 창립했으니까 오늘 주일을 기점으로 조망해 보면 15번째 생일을 맞는 세인교회에 대한 감회가 가득하다돌이켜 보면 세인 교회 역시 유리판 위를 걷는 위험천만의 교회였기에 중간중간 고비가 없었던 것이 아니었다지난 15년의 흔적을 반추해 보면 가장 슬펐던 일은 세인 교회의 목회적 철학인 본질적인 교회세상이 인정하는 이타적인 교회주존심(主尊心)이 흔들리지 않는 교회로 가는 것에 대해 정면으로 도전하는 이들로 인해 받은 공격들이었다개척 초기한국 독립교회 연합회 소속이었던 10년 동안 세인 교회는 소속이 불투명한 교회이기에 이단 교회라는 소리까지 들었다하지만 세인교회가 갖고 있는 흔들리지 않는 교회의 정체성, “교회는 타인을 위해 존재할 때만 교회다.”라는 교회론에 튼튼히 서 있었기에 그런 공격을 흔들리지 않는 지성적 영성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불과 몇 년 전 몰아닥친 코로나 19’의 직격은 세인교회를 휘청거리게 할 정도로 그 타격이 컸다많은 한국교회가 그랬듯이 세인 교회도 결코 녹록하지 않은 펜데믹의 파고를 겪었다그러나 그럼에도 세인교회는 또 일어섰다주군께서 세인교회에 걸고 있는 기대감으로 교우들이 마음을 모았기 때문이었다아무리 힘들어도 하나님이 기대하시는 세인교회의 몫을 포기하지 말고 세인 공동체가 감당해 주기를 주군이 바라셨기에 세인교회는 부도옹(不倒翁)의 정신으로 일어섰다.

그렇게 달려온 15년 오늘우리 세인교회는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 앞에 서 있다종교가 문화가 된 지 이미 오래고, ‘호모 렐리기오수스’(종교적 인간)의 시대에서 호모 데우스’(신이 된 인간)의 시대로 접어든 기가 막힌 오늘세인교회는 여전히 역사의 복판에 서 있다요지부동한 것은 세인 교회가 하나님의 교회로 또 달려가야 한다는 당위다이것은 주군께서 요청하시는 강력한 하명(下命)이기도 하다세인 공동체가 15살이 된 2024년의 세속적 자화상은 치열한 정글이고사사시대에 랜덤의 극치였던 기브아의 흑암을 방불함은 물론 뛰어넘는다이런 무시무시한 신-사사시대의 한복판에 세인교회는 서 있지만주님은 우리에게 함께 걷자고 손 내밀고 계신다하나님의 이 엄위한 요청 앞에서 하나님의 손을 잡아드리는 공동체가 우리 세인교회가 되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하며 격려하고 싶다.

세인아힘들었지그래도 참 대견하다잘 달려와 주어서. 15세 된 생일 축하해!”

 

사족 하나, 15세 생일에 세워지는 일꾼들에게도 하나님의 영이 충만하게 기름 부어지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