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단

제목[목사님컬럼] 젊은 아빠를 보면서2024-04-19 10:47
작성자 Level 10

지난주간정기적으로 가는 목욕탕에 들어가 보니 젊은 아빠들과 조막만한 아들들이 많이 들어차 있었습니다예상하기로는 지난주가 자녀들의 방학의 마지막 주간이었기에 아빠들이 못한 아빠노릇하기 위해 풀장이 딸려 있는 목욕탕으로 몰려 온 것 같았습니다마침 아들만 셋 둔 아빠가 막 수영장에서 즐거운 시간을 자식들과 보낸 뒤목욕탕으로 들어온 것을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아빠는 아이들의 옷 뒷정리를 해야 했기에 이제 초등학교 1학년쯤 돼 보이는 큰형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빠 말 잘 들어목욕탕은 많이 미끄러우니까 동생들 손 붙잡고 들어가서 절대로 뛰지 못하게 해야 한다.”

동시에 둘째에게도 이렇게 말했습니다.

○○형아 말 잘 듣고 동생 보채지 않게 손 붙잡고 들어가야 된다.”

이제 막 말을 조금 알아들을 만해 보이는 막내에게 말했습니다.

형들 손 꼭 붙잡고 들어가야 돼.”

그러더니 큰 놈을 불러서 다시 한 마디를 했습니다.

목욕탕 안에는 제일 뜨거운 물그 다음 뜨거운 물그리고 제일 안 뜨거운 물이 있으니까 네가 손대보고 동생들 뜨거운 곳에 들어가지 않도록 챙겨야 된다아빠는 너희들 옷옷장에 넣고 빨리 들어갈 테니까 넘어지지 않게 조심해라

내가 보기에는 제일 큰 형도 조심해도 될까 말까 한 어린 나이인데 아빠의 이야기를 듣자마자한 카리스마를 하며 두 동생들의 손을 꼭 잡고 탕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면서 왠지 모르게 쨘 한 마음이 들었습니다이윽고 조금 늦게 합류한 세 아이의 아빠를 나도 모르게 조금 더 주목하며 보았습니다같이 목욕탕 안에 있는 동안 아빠는 가위바위보 게임을 하고아이들과 숨 참기 놀이를 하며 잠수타기 시범을 보이면서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마침 책을 보고 있는 저에게 둘째 놈이 아빠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아빠저 아저씨는 왜 목욕탕에서 책을 봐목욕탕에서 책 봐도 되는 거야

순간제 얼굴과 마주친 그 놈은 제가 무서웠든지 말을 하고 아빠 뒤로 숨고 말았습니다할아버지라고 부르지 않고 아저씨를 불러 준 것도 고마웠지만얼마나 귀엽고 예쁘든지 안아주고 싶은 마음 굴뚝이었습니다아이 아빠는 세 아이들의 몸 닦기는 물론 머리 감기기까지 숙련된 조교의 모습으로 정성스레 감당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며옛날 생각이 났습니다나는 아들이 어렸을 때어떤 아빠였지추억해 보니 아들 하나도 힘들어 쩔쩔매는 아마추어 초보 아빠 기억만이 남아 있는데목욕탕에서 본 젊은 아빠를 보면서 정말 대단하다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습니다그래저렇게 키웠는데장성한 자식들은 자기 혼자 큰 것처럼 떳떳해 하는 걸 보면 어떤 때는 섭섭이가 들어오기도 합니다그러나 그것은 잠간다시 문득 목욕탕에서 또 다른 감동이 임해 울컥했습니다.

여호와께서 내게 이르시되 너는 내 아들이라 오늘 내가 너를 낳았도다 내게 구하라 내가 이방 나라를 네 유업으로 주리니 네 소유가 땅 끝까지 이르리로다” (시 2:7-8)

아들 자격 1도 없는 나를 아들로 불러주시고 안위해 주시며강복해 주시는 은혜가 오버랩 되어 나를 따뜻하게 했습니다그래서 이겠지요나의 아바 아버지가 야훼이셔서 나는 행복합니다목욕탕 일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