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챔피언 먹었어! 1974년에 홍수환 선수가 남아공 더반에서 열린 WBA 밴텀급 타이틀전에서 챔피언 아놀드 테일러를 누르고 승리한 쾌거가 국민들에게 들려왔다. 승리한 홍수환 선수가 고국에 있는 어머니에게 들려준 이 통화 내용은 지금도 때마다 회자되는 승리의 슬로건이 되었다. 이 기쁜 소식은 49년이 지난 어제 같은 장소에서 들려왔다. 지금 진행 중에 있는 세계 탁구 선수권 대회 여자 복식 준결승에서 여자 복식 세계 랭킹 1,2위의 중국 선수들을 3;0으로 셧아웃 시키며 승리한 전지희, 신유빈 선수의 쾌거가 들려왔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런 뉴스를 접할 때마다 언제나 결과에 주목한다. 물론 결과가 좋지 않으면 뉴스거리 자체가 되지 않기에 결과론은 언제나 선주제다. 하지만, 이렇게 결과에 모든 초점을 맞추는 삶을 살다보면 자칫 잘못 더 중요한 일을 잊게 되는 아쉬움을 남기게 된다. 그건 과정이다. 전지희 선수는 귀화선수다. 그녀는 중국 태생이지만 한국으로 귀화했다. 중국 성인 대표 팀에서 탈락되자 꿈을 접어야 하는 아픔을 이기기 위해 한국으로 귀화하여 이번에 고국 팀에 일격을 가한 셈이 된 것이다. 그녀가 고국을 이겨야 했기에 겪었어야 할 정서적 고통이 컸을 것임을 추측하게 하는 대목이다. 신유빈 선수는 웬만한 사람이면 다 아는 탁구 신동의 소리를 듣고 어려서부터 주목받던 스타였다. 하지만 손목 골절이라는 부상을 당해 한 동안 슬럼프에 빠져 탁구 선수로서 생명을 잃을지 모르는 위기까지 찾아왔다. 선수 생명을 위협하는 부상여파로 인해 한 동안 모든 경기에 참여할 수 없었고, 그 결과 세계 랭킹이 추락함으로 인해 시드 배정에 악영향을 받아 다시 재기하기 위해서 모든 예선을 통과해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되었다. 하지만, 이런 일체의 부담을 재활과 경기력 회복이라는 과정을 통해 극복하고 이번 세계 선수권 대회에 참여하여 세계 랭킹 1,2위의 중국 선수들을 물리쳤고, 대망의 금메달을 노리게 되는 쾌거를 국민들에게 선사했다. 과정의 승리가 없는 결과의 승리는 없다. 만에 하나, 과정의 승리가 생략된 결과의 승리가 있다면 그건 분명 편법이거나 불법일 가능성이 100%다. 그렇게 쟁취한 결과의 승리는 기쁨이 아니라, 치욕이자 오명이다. 세속은 과정을 무시하라고 항상 유혹한다. 결과만 좋으면 된다고 부추긴다. 속지 말자. 과정의 수고 없는 결과의 승리는 하나님이 원하시는 방향성이 아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바라시는 방향을 향해 오늘도 천로역정의 길을 걷고 있는 하나님의 것임을 잊지 말자. 땀 흘리며 번 1억과 로또로 당첨된 1억을 동일시하는 사회는 절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