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단

제목[목사님컬럼] 글쓰기, 그리고 책과 놀기2024-04-19 10:23
작성자 Level 10

지난 주간에 아세아연합신학대학원에서 강의할 때 만났던 정말 깨끗한 영혼을 소유한 제자가 지난 주간 페이스북에 올린 유진 피터슨의 잘 산다는 것에 대한 제 북-리뷰를 읽고 다시금 글쓰기와 독서하기에 대한 옷매무새를 다져보는 복기의 시간이 되었다는 조금은 긴 글을 보냈습니다그 글 중에 한 부분입니다.


설교 횟수가 늘고 글쓰기 훈련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것일까요오늘 교수님 글을 읽으며 이전 품고 있었던 희미해진 소망들이 다시 소환되며 머리와 가슴에 찬물을 맞은 것 같았습니다.”

그의 글을 읽고 뭔가를 나누어야겠다는 생각에 제자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통화 중제자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옛 선생으로 격려가 필요할 것 같아 한 마디를 던졌습니다.

전도사님너무 잘 하려고 하지 마세요그냥 지금의 상태에서 최선을 다하면 돼요그러다보면 시간이 지나면서 독서의 내공으로 인해 좋아질 거예요이것을 위해 다만 두 가지는 계속하기를 바랄게요.”

그리고 요구한 게 글 읽기와 글쓰기였습니다격려 차전화를 했는데 결국 이야기가 또 훈계가 된 것 같아 미안했습니다전화를 끊고 다시금 나도 나를 돌아보았습니다어떻게 지난 세월을 지나왔는지를지난 세월 동안 두 가지는 부침했던 것 같아 내심 자위했습니다끊임없이 책과 노는 것더불어 독서 이후의 아주 짧은 리뷰 쓰기를 중단하지 않은 것입니다진보적인 여류 작가 레베카 솔닛이 본인의 역작인 멀고도 가까운에서 남긴 이 문장에 전율했던 기억이 또렷합니다.

글쓰기는 누구에게도 할 수 없는 말을 아무에게도 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모두에게 하는 행위다.”(솔닛, “멀고도 가까운 읽기쓰기고독연대에 관하여”, 반비, 2017,p,100.)

이렇게 멋진 일을 포기해서야 되겠는가 싶어 나는 오늘도 글을 쓰고 있습니다하지만 글 읽기가 동반되지 않는 글쓰기는 어불성설인 것을 알기에 또한 독서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몇 주 전에 교제했던 김기석 목사님께서 아주 자연스럽게 2023년을 시작한 1월에 너무 재미있게 선택했던 책읽기를 뒤돌아보니 11권 독서를 마치게 되었다는 소박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김 목사님의 이야기에서 제가 주목한 것은 독서의 양()이 아니었습니다재미있었다는 소회였습니다저의 블로그 이웃 중에 쭈니허니맘이란 닉네임으로 활동하는 블로거가 있습니다그녀의 블로그 콘텐츠에 가끔 방문하여 들춰보는 글을 대하다보면 넘사벽입니다. 2월 14일에 올린 그녀의 대문에 있는 글입니다.

“2020년부터 743/2023년 12권 째/(신앙성장자아성찰) ‘모든 것의 가장자리에서’ (파카 파머글 항아리, 2018”

저 역시참 가슴 따뜻한 감동을 선물 받았던 파커 파머의 글이기에 더욱 연대감이 느껴졌던 블로그 이웃에게서 정말 많은 도전을 받습니다주변에는 이렇게 치열하게 글을 읽고글을 쓰는 이웃들이 있습니다이들을 통해 건질 수 있는 이삭줍기만 해도 너무 엄청나고 행복합니다목양터의 이야기 마당 쓰기성서일과를 통한 짧은 글쓰기글 읽기 이후 나눌 건더기를 주워 담는 북 리뷰 쓰기내 평생의 삶인 설교 원고 작성하기그리고 가끔 글을 요청하는 신문사와 출판사에 보낼 원고 쓰기가 부담이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이 일을 계속하는 것은 나를 진보하게 만드는 너무 행복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3월에는 시인 이성복과 치열하게 만날 예정입니다친구가 언젠가 제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이 목사북 리뷰에 시가 많이 안 보여 옥에 티야!” 마음에 새겼습니다. 3월은 시를 읽는 달이라조금 더 분발해 보려 합니다가뜩이나 할 게 많은 데 지난주에 차준희 교수가 숙제 하나를 더 주었습니다. ‘취리히 성경전서 독파하기’ 숙제입니다느슨해 질 때 즈음이면 항상 부담을 안기며 항상 공부하게 해주는 친구라 감사하기 그지없습니다이제 봄이 분명 머지않은 것 같습니다꽃샘추위야 하겠지만 봄을 생각하면 마음이 따뜻해집니다또 한 주그냥 걷던 걸음 잘 걸어보려 합니다맡겨진 글을 쓰고 책과 놀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