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오전에 청소을 위해 3층 베란다로 나갔습니다. 작년 새들이 너무 많아 날아와 배설물을 토해내서 이거 저거 고민하다 궁여지책으로 짜낸 것이 실 그물망 설치였습니다. 설치 후 다행히 새들이 접근하지 않아 쾌적한 3층 베란다를 만들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여기까지는 긍정입니다. 아픈 이야기 하나, 첨하겠습니다. 설치 이후 참새가 세 마리나 죽었습니다. 안 보이는 실 그물망에 걸려 스스로 몸부림 치다가 죽은 것입니다. 실타래처럼 얽혀 있는 그물망은 자꾸만 흔들면 더 타래처럼 뭉치게 되어 있기에 움직이지 못해 꼼짝없이 죽게 되는 셈입니다. 이번에 만난 네 번째 참새는 행운 조(鳥)임에 틀림없습니다. 제가 살아 있을 때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그물을 풀어주려고 가까이 다가섰는데 얼마나 짹짹 소리를 지르며 몸서리를 치는지 건드릴 수가 없었습니다. 몇 번을 시도했는데 몸짓 때문에 실 그물망에 참새가 더 깊이 묶인 상태가 되어 더 이상은 손 쓸 수 없는 상황까지 만들어 버렸습니다. 말 그대로 새대가리였습니다. 더 이상은 물리적으로 풀어 줄 수 없는 상황이 되었기에 특단의 조치를 해야 했습니다. 참새가 걸려 있는 그물망을 잘라내는 시도였습니다. 사실, 그물망을 잘라내면 그 부분에 공간이 생겨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알았지만, 살아 있는 생명을 살리는 것보다 더 소중한 것이 없음을 알기에 새가 걸려 있는 가장 가까운 부분부터 그물을 잘라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세밀하게 작업을 한 뒤 마지막 걸려 있는 그물을 가위로 제거하자 인간에게 놀란 참새는 재빠른 날개짓을 하며 하늘을 향해 날아갔습니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울컥했습니다. 새 대가리보다 못한 나를 구원해 주신 그 감동이 밀려와서 말입니다. “우리의 영혼이 사냥꾼의 올무에서 벗어난 새 같이 되었나니 올무가 끊어지므로 우리가 벗어났도다 우리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의 이름에 있도다” (시편 124:7-8) 시인의 노래가 얼마나 엄청난 영혼의 진정성을 담보한 노래인지 새삼 다가왔습니다. 그리스도의 구원하심이라는 감격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랑을 잃어버리는 이유는 아마도 내 머리가 새 대가리보다 못하기에 그럴 것입니다. 나에게는 아주 작은 행위였지만 참새 구하기는 잃을 뻔한 생명을 유지하게 해 준 일이었기에 역으로 주님의 사랑을 더 깊이 체휼하게 해 준 행복한 경험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