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밤바다 이 조명에 담긴 아름다운 얘기가 있어 네게 들려주고파 전활 걸어 뭐하고 있냐고 나는 지금 여수 밤바다 여수 밤바다 아 너와 함께 걷고 싶다 이 바다를 너와 함께 걷고 싶어 이 거리를 너와 함께 걷고 싶다 이 바다를 너와 함께 걷고 싶어” 아주 가끔 YouTube 에서 들었던 ‘여수 밤바다’ 라는 노래에 담겨 있는 낭만적인 가사입니다. 몇 번이고 정기 휴가철이 되면 가겠다고 결심을 했지만, 때가 닥치면 없었던 것으로 했던 여수 여행은 부지기수였습니다.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너무 멀어서’ 마음으로 너무 먼 여수를 지난 주 목요일, 낭만의 밤바다는 아니지만 몇 몇 지체들과 다녀왔습니다. 권숙진 집사의 시모상(媤母喪) 문상을 위해서였습니다. 편도 5시간 도합 10시간에 걸친 장거리 문상이었기에 각오는 했지만 정막 문상을 다녀오면서 이렇게 먼 곳에 여수가 있었나 싶어 육체적으로 녹초가 되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해서 가수들의 버스킹 단골 매뉴얼의 노래에 나오는 여수는 로맨틱한 여행 장소가 아니라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장소로 진하게 자국만 남았습니다. 무려 12시간을 차에 있으면서 문상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댁이 여수이기에 운명처럼 이 길을 다녔을 권숙진 집사를 떠올려 보았습니다. 시부모가 계시는 남편의 고향이기에 마땅히 효의 예를 지키기 위해 이 길을 수없이 다녔을 그 지난한 여정에 느꼈을 생소함에 권집사가 많이 힘들었겠다 싶었습니다. 더불어 위독한 시어머님의 부고를 접하기 전까지 어르신의 임종을 그래도 지키기 위해 혹은 맏며느리로서 가져야 할 무거운 책임감 때문에 이 먼 거리를 마치 내 집 앞처럼 오고가야 했던 집사님의 수고가 얼마나 컸을까를 생각하니 마음이 뭉클해졌습니다. 시쳇말로 시댁에 대한 부담 때문에 시금치도 며느리들은 싫어한다는 데 그래서 시댁으로의 여정은 그냥 마음만으로도 벅찬 부담이 있었을 텐데 옆에서 본 담임목사의 겉치레적인 관점으로만 보아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해 준 권숙진 집사가 너무나 대견하고 귀해 보였습니다. 이제 시모께서도 육체의 끝을 마감하셨으니 권 집사가 그 동안 마음으로 갖고 있었던 나름의 부담을 털어버리고 행복한 삶의 여정을 경험하는 나날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더불어 지체가 당한 상(喪)을 목도하며 너무 먼 거리이지만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함께 문상에 동행해 준 지체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함과 동시에 직접 동행하지는 못했지만 위로의 물질로, 마음의 애씀으로 권 집사에게 심심한 위로를 함께 나누어준 세인 지체들에게도 큰마음의 감사를 담임목사가 전합니다. 그래서 그랬나 봅니다. 코헬렛의 기자가 이렇게 말한 이유가. “초상집에 가는 것이 잔칫집에 가는 것보다 나으니 모든 사람의 끝이 이와 같이 됨이라 산 자는 이것을 그의 마음에 둘지어다” (전도서 7:2) 여수, 로맨틱한 바다가 있을지는 몰라도 적어도 저에게는 진짜로 너무 먼 도시였습니다. 이제 여수하면 이렇게 흥얼거릴 것 같습니다. “여수 밤바다 내겐 너무나 멀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