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에 링크되어 있는 콘텐츠 중에 아주 관심 있게 보는 것이 '지식인의 서재'라는 코너입니다. 개인적으로 정말로 많이 배우는 아주 질 좋은 인터넷의 유익함입니다. 오래 전에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책으로 유명해진 박경철 씨의 섹션을 보면서 그가 건넨 촌철살인과도 같은 니체의 한 마디에 저 역시 순간 모든 것이 정지된 것과도 같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한 호의"
의사 박경철 씨는 니체의 이 말을 인용하면서 많은 사람들은 익숙한 것에 대하여 좋은 느낌을 갖고 반응을 하고, 동시에 경험하지 못한 것들에 대하여 두려움을 갖는 데 도리어 더욱 접근해야 할 부분이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하여 호의를 가져야 발전이 있지 않겠는가? 를 자문하면서 그는 이러한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한 접근을 독서라고 정의하고 있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약간의 다른 의미이기는 하겠지만 저는 요즈음에 익숙하지 않은 것과의 싸움 때문에 몹시 힘이 든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교회 사무실에 출근을 하여 서재에 앉으면 삼복더위이지만 창문을 꼭꼭 닫고 지냅니다. 굉음과의 싸움에서 버티기 위해서입니다. 퇴근을 해서 집으로 들어가도 상황은 별로 나아진 것이 없습니다. 역시 똑같은 굉음과의 싸움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우리가 사는 제천에 지금 하수관거 교체 공사가 한창입니다. 이로 인하여 굴삭기가 아스팔트의 콘크리트를 파헤치는 작업이 제천시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제천시 전역이 하나의 공사장인 것처럼 보입니다. 요란한 기계음과 굴삭기 소리로 인하여 노이로제에 걸릴 정도의 소음 천지입니다. 가뜩이나 우리나라가 4대강 사업으로 인하여 시끄러운데 우리 제천은 설상가상입니다.
현대인들이 갇혀 있는 회색의 도시를 보고 있는 것조차도 숨이 막힐 지경인데 이제는 소음과의 싸움으로 인해 무더운 여름철이 더욱 힘이 든 느낌을 지우려야 지울 수가 없습니다. 더욱 깜깜한 것은 하수관거 공사 기간이 2011년까지라는 대목입니다. 단 며 칠 동안의 주변 공사로 인하여 견디기가 쉽지 않은 지경인데 앞으로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시달려야 할 생각을 하니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 같아 못내 아쉽습니다. 시책이기에 무조건 따라야 하는 힘없는 시민의 한 사람인 것도 속이 상하지만 조용한 시간을 많이 가져야 하는 목회자이기에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한 호의'를 베풀기에는 역부족인 것 같아 못내 마음이 쓰라립니다.
호렙산의 로뎀나무 그늘에서 영적인 탈진을 경험하던 엘리야가 일어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요인이 하나님의 세미한 소리를 들었기 때문인데 그런 세미한 음성을 들을 수 있기에는 주변이 너무 시끄럽네요. 어렵고 힘이 든 이야기인지는 알겠지만 시민을 생각하는 시정을 요구하는 것은 그냥 무리한 요구일까요?
세미한 주님의 음성을 듣고 싶은 한 주간을 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