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영성은 잠자고 있다. 알면서도 묵인하고 있었다. 나는 지금까지 두 권의 책을 통해서 교회의 의미와 신앙 생활의 교리, 그리고 신앙 생활의 소양을 배울 수 있었다.
7월에 이 책을 입양(?!) 할 수 있었다. 늘 명쾌하던 독후감 쓰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왜냐하면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처럼 봉인되어 있던 나의 부끄러운 감정들이 튀어나오기 때문이다. <습관적인 신앙에서 벗어나라>의 책 지은이 에이든 토저 박사는 정식으로 공부한 엘리트는 아니지만 30여권의 저술과 수많은 설교로 하나님의 사람이라는 칭호를 받고 있다. 그런 신앙 개혁자가 쓴 이 책의 첫 장을 넘기는 순간 나에게 원 펀치가 훅, 들어 왔다.
[우리가 드리는 예배는 하나님의 개입하실 자리가 없습니다.] 헐, 하나님을 기쁘게 하기 위해 드리는 예배가 아니라, 기계적으로 모이고 습관적으로 예배를 드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고민을 하게 했다.
일요일에 교회를 참석하는 것을 시작으로 그 시작 후에는 설교를 귀담아 듣기로 변하고, 점점 모든 예배 순서에 진심으로 행해지고 마지막으로 성령님을 초대한 가운데에 예배가 이루어지는 게 내가 아는 예배의 의식 변화가 아닌가. 나는 지금 목사님의 설교를 귀담아 듣는 단계에 와 있다. 아직은 성령님을 초대하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불안해하지는 않는다. 오늘의 그릇이 난 그 정도니깐. 시간이 가고 난 조금씩 발전 할 수 있다. 하나님께서 사랑하는 백성을 그냥 두실리가 없기 때문이다.
때때로 나는 성숙한 신앙인이 아니다. 그래서 실수를 할 때가 있다.
청년 셀 예배가 끝나고 셀 목장님과 청년부들을 집까지 데려다 줄 때의 일이다. 청년부들이 나보고 수련회를 가자고 했는데 "나는 수련회 갈 나이가 아니고, 관광해야 하는 나이야." 라고 우스개 소리로 이야기 했더니, "수련회는 놀러가는 게 아니고 하나님의 은혜 받으러 가는 거에요." 라고 요한이가 이야기 했다. 나는 그때 머리를 쾅,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그렇지. 수련회는 휴가가 아니지. 몹시 부끄러웠다. 그때 책의 이 구절이 생각났다.
[ 이들은 마음 내킬 때만 기도하고, 기도 모임에는 거의 참석하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성경을 읽으며 저 하늘로 휴거되어 올라가기를 기대하고 승리한 성도들의 개선식에서 주님과 함께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나는 기대하고 있었다. 아무것도 주님과 그의 나라에 한 것도 없으면서 말이다. 나는 내가 안타까웠다. 벗어나야 했다. 그런데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 자꾸 잊어버린다. 시간 시간마다 마귀들은 나에게 낚시질을 한다. 걸려들어라. 걸려들어라.
내가 지금처럼 생활한다면 나는..... 빠져나와야 한다. 에이든 박사는 이런 말을 했다.
[스스로 그 곳에서 벗어나고자 하지 않는다면 가브리엘 천사도 그들을 도울 수 없다.] 내가 잘 빠져나오길 기도한다.
사람들에게는 시간이 없다. 시간이 없어서 책을 읽지 않고, 시간이 없어서 부모님께 잘해드리지 못하고, 시간이 없어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시간이 없어서 기도하지 않는다. 나도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자주한다. 그런데 문득,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최후의 심판에서 하나님께서 "현아야, 너는 나와 나의 나라를 위해 무엇을 했느냐?"
그때 나는 설마 "아..예.. 제가 시간이 없어서 못했습니다. 주께서 하루를 48시간으로 늘려 주시면 해 보겠습니다." 라고 말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아마 하루를 늘려주셔도 안 할 사람은 안한다. 죽을 때 싸 갖고 가지도 못할 돈을 벌 시간은 있고, 하나님을 섬길 시간은 없다. 무서운 일이다. 그래서 나는 시간이 없다라는 말은 하지 않는다.
크로스웨이 공부반이 방학이다. 그래서 잠깐 휴가를 떠났다. 그곳에서 낯선 친구들을 만났는데, 자기들이 한번 나간 교회에서 성도들이 방언으로 하는 기도가 무슨 만화영화에 나오는 주술 같아서 웃었다고 한다. 나는 그곳에서 왠지 방언을 우습게 보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 심기가 불편했지만 마땅히 반박 할 수 없었다. 거기서 내가 다그쳤다면 휴가가 엉망이 될 것 같았다. 그런데 집에 돌아 와서 나는 후회했다. "주님의 십자가를 부끄러워하지 말라. 복음 때문에 핍박받는 일에서 도망치지 말라.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것은 두려워하는 마음이 아니다." 바울이 주님의 일을 부끄러워하던 디모데에게 한 말이다. 나는 내가 믿는 신앙적 신념을 버리지 않도록 노력하고 싶다.
나는 예수님을 믿고 영접하면 다 끝나는 것이라는 아주 단순한 생각들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건 목적지에 이미 다다른 느낌이 든다. 나는 이제 막 싸움을 시작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도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교회에 대한 오해와 구설수에 흔들린다. 그것도 마귀가 하는 낚시질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교회는 선행을 해야 한다. 선행은 기도와 헌금을 통해서 이루어진다고 한다.
나는 자세히 세인교회가 어떤 선행을 하는지, 구제 헌금을 하는 곳은 어떤 곳인지 보고 느끼고 그 후에 구제 헌금을 내는 감동 있고 기대감이 넘치는 선교의 모습을 우리 교회에서 보고 싶다.
<습관적인 신앙에서 벗어나라>라는 책은 나의 마음을 뜨끔하게 하는 동시에 발전하는 계기가 된 책이다. 요즘은 내가 마귀의 싸움에서 매일 진다. 마귀와의 맞 짱에서 전치 3주째의 강펀치를 맞고 있다. 회복하고 싶다. 이 책에서는 구체적인 회복 방법보다는 습관적인 신앙인들을 반성케 하는 의미로 좋은 책이다. 이밖에 많은 느낌점이 있었지만, 너무 많이 쓰면 목사님께서 피로하실까봐 나는 목사님을 아주 배려하는 배려여왕이라서 이만 줄인다.
"Keep on kicking the devil"
2011.8.15
광복 66년 기념 세 번째 독후감. 쓴 이 이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