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조르바에게 물었다. "보쇼, 형제, 영혼이 있수?" 조르바가 걸음을 멈추었다. "있지." 그가 엄숙하게 대답했다. "그럼 5드라크마만 줘요." 조르바가 주머니를 뒤져 낡은 가죽 지갑을 꺼냈다. ... "여기 5드라크마 있어." 그 때까지 시무룩해 있던 입술에 그제야 웃음이 번졌다. 그가 뒤를 돌아보며 한 마디를 했다. "두목, 이 동네는 물건 값이 참 싼 모양이군요. 영혼의 값이 겨우 5드라크마라니!"
니코스 카친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에 나오는 이 대목을 읽다가 미묘한 감정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오늘 내가 사는 시대에 영혼의 값은 얼마일까? 김기석 목사는 자신의 책인 '오래된 새 길'에서 가장 질 나쁜 도둑질은 '사람을 도둑질하는 것'이라고 갈파했는데 사람 도둑질이 버젓이 자행되고 있는 우리들이 살고 있는 이 시대의 영혼의 값은 정말로 얼마일까?를 고민하며 물어본다.
고집했으면 좋겠다.
'PRICELESSNESS' 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