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간 휴가지에서 시나브로 한 장 한 장 읽어나가면서 잔잔한 감동을 받은 책이 신영복 선생이 쓴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이었습니다. 후에 서평을 통해 나누겠지만 囹圄의 테두리에서 주어진 20년 동안 수감생활을 하면서 선생이 진솔하게 느끼고 나누었던 삶의 족적들을 만나면서 얼마나 귀한 희망을 노래했는지 모릅니다. 오늘 주일 설교를 통해 교우들을 섬기면서 선생이 이야기한 한 줄거리를 내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번 새마을 연수교육 때 본 일입니다만 지식이 너무 많아 가방 속에까지 담아 와서 들려주던 안경 낀 교수의 강의가 무력하고 공소(空疎) 한 것임에 반해 빈 손의 작업복에 그 흔한 졸업장 하나 없는 이기 전해주던 작은 사례담이 뼈 있는 이야기가 되던 기억이 지금도 선연합니다.” (p,140) 나는 오늘 교우들에게 전자의 메시지를 선포한 무능한 자였는가? 아니면 후자의 감동을 준 자였는가? 씨름하던 날이었습니다. 신영복 선생이 이 글을 책에서 인용한 것은 삶으로 체화된 이야기만이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힘이 있음을 알리고 싶었던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기에 이 땅에서 목사로 사는 나는 치열한 공방의 과정에서 후자의 모습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자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다짐 또 다짐해 봅니다. 서울대학교에서 종교 전도를 거부하는 free thinkers 동아리가 탄생하는 무서운 시대이기에 더 더욱 그렇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