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301 제자들교회 남진목사의 목양이야기
‘천원이면 됩니다.’
- 수요일 저와 아내가 다니던 모교회에서 함께 신앙 생활하던 지금은 잠시 신앙을 쉬고(?) 있는 동생에게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가 왔습니다.
- 친오빠가 폐암말기선고를 받고 투병하다가 이제 임종을 앞두고 있는데 임종예배를 드려줄 수 있냐는 겁니다. 신앙이 없던 오빠의 임종을 앞둔 상황에서 목사인 제가 생각이 난겁니다.
- 울먹이며 전화하는 동생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다급한 상황 같습니다. 수요일인지라 제자반도 있고 수요기도회도 있지만 제자반에 양해를 구하고 인천으로 출발했습니다.
- 가는 도중에도 계속 동생에게 전화가 옵니다. ‘어디세요? 언제쯤 도착하세요?’ 아무래도 임종이 점점 더 가까워진 것 같습니다. 저 역시 마음이 급해집니다. 생각나는대로 여러 곳에 중보기도 요청을 했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 기도하며 속력을 내어 달려갔습니다. ‘하나님 조금만 더 있다가 데려가세요. 기회를 한번만 주세요.’
- 병원에 도착하니 온 가족이 눈물범벅이 되어 사랑하는 가족의 임종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도착했을 때 저를 맞이하는 가족들의 간절한 표정을 전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 이미 죽음이 확정되고 그 죽음 앞에 서 있는 형제에게는 최고의 의사도 또 그렇게 사랑하는 가족들도 사실 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 지금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그리스도의 복음을 가진 증인이었습니다. 가족을 좋은곳으로 안내해 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습니다.
- 기계를 의지해서 힘겹게 마지막 숨을 쉬고 있는 47살짜리 형제의 귀에 가까이 다가가 복음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눈물의 임종예배를 드리고 마지막으로 가족들이 한 명씩 돌아가며 작별인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정말 거짓말같이 형제는 마지막 숨을 거두었습니다.
- 울먹이며 장례식인도를 부탁하는 유가족들에게 상담이 잡혀 있었지만 차마 거절 못하고 내일 오겠다고 약속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교회로 돌아가기 위해 차에 시동을 걸고 나오는데 병원주차료가 워낙 비싼지라 꾀 나왔을 것을 예상하고 지갑을 꺼내 요금을 내려고 하는데 주차정산하시는 분이 한 마디 합니다.
- ‘천원입니다’ 천원을 지불하고 나오며 혼잣말로 중얼거렸습니다. ‘천원밖에 안하네?’ 그런데 정말 기다렸다는 듯이 주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천원이면 되지? 천원이면 되는거야’
한 영혼 주님께 인도하는데 걸린 시간 2시간, 그리고 천원이었습니다.
‘천원이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