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단

제목[목사님컬럼] 가을이 계속 가을이었으면2024-04-19 11:16
작성자 Level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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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간휴가를 보내던 장소에 여지없이 비가 내렸다그 비는 분명 가을을 재촉하는 비였다젊은 날에는 비를 좋아하지 않았는데나이와 연륜이 쌓여가면서 비가 참 좋아진다휴가기간 동안 제법 많은 비를 맞았는데 지난여름에 너무 혹독한 더위와 자연 재해를 경험해서 그런지 우산에 부딪치며 내는 빗소리조차도 왠지 마음을 여유롭게 했다.

새벽예배를 인도하기 위해 잠자리에서 일어나면 사방이 컴컴하다불과 한 달 전만 해도 날이 밝았는데 이제는 사위(四圍)가 어둡다. 9월 23일 추분이니 왜 아니 그러겠나 싶지만 계절의 변화를 느끼는 체감 조절 능력이 나이 탓인지 더 민감해진 게 사실이다얼마 전모 신문사에 보낸 글에 이렇게 글감을 적어 보냈다.

인간의 종말을 부추기는 현상들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지만나는 인간의 편에 서고 싶지 않다더 정직하게 말하면 나는 철저하게 자연의 편에 서 있다자연에게 할 말이 없기 때문이다자연도 참을 만큼 참았으니 말이다자연에게 더 참아달라고 말하는 것은 인간의 후안무치다.”

가을이 다가오고 있다아니이미 와 있다가을은 가을다워야 하고 봄은 봄다워야 한다하지만 어느 시간에 인간의 끝 모를 욕망으로 인해 내가 살고 있는 북위 33°-43°의 가장 아름다운 4계절이 있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가을과 봄이 사라지는 날이 올까 매우 두렵다혹시 내 는 아니더라도 내 아들손자 대()에 그럴 가능성이 예측되고 있다고 하니 심히 염려스럽다극단적인 과학자들은 이미 지구를 되살릴 수 있는 데드라인을 넘어섰다고 평가하는 자들도 있기는 하지만그래도 아직은 대부분의 학자들은 지구를 살릴 수 있는 산소 호흡기를 달 수 있는 시간이 남아 있다고 평가하기에 희망을 가져본다그러나 봄이 지나면 여름이 오고여름이 지나면 가을과 겨울이 오는 계절의 정직함에 감사를 모르는 인간에게 자연이 참아주는 시간이 이제 많이 남아 있지 않은 게 사실이다그런데도 대한민국에서 가장 근접한 나라는 오늘도 오염수 430톤을 방류하는 엽기적인 범죄 행위를 저지르고 있으면서도 방자하기 그지없다캐나다에서는 대한민국 영토보다 더 큰 면적이 불에 탔고지구상에 존재하는 땅 중에 가장 천국과 많이 닮았다고 비교한 하와이의 일부 섬도 잿더미가 됐다그리스에서 발생하는 산불은 이제 연례적인 행사가 된 듯 매년 발생하고 있다금세기 말에 북극 빙하는 완전히 사라질 것이고지구 빙하기로 인해 철저히 얼어 있었던 극점이 온난화로 녹으면서 매몰되어 있던 치명적 바이러스가 퍼질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제러미 리프킨의 말대로 지구의 허파라고 하는 아마존 열대우림의 1/2이 이미 파괴되어 그곳에서 살아야 하는 수많은 야생 동물들이 도시로 생존터를 옮겨 자기들의 터전을 빼앗아 버린 인간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함으로 인간은 경험해 보지 못한 질병으로 신음하고 있다이렇게 서서히 자연이 분노하고 있는 작금이다그런데도 인간은 교만하기 짝이 없다이제 우리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모두가 멸망의 길로 가기 전에겸손하게 자연을 자연 그대로 보존하고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

휴가처에서 돌아오는 길에 고속도로 위로 펼쳐진 하늘을 보면서 경탄했다그 아름다움과 멋스러움에 찬사를 보냈다. 9월에만 볼 수 있는 그 하늘의 경이로움에 박수를 보내면서 정직하고 또 정직한 계절에게 머리 숙여 감사했다가을이 계속 가을로 남아주었으면 좋겠다진심으로하지만 남아 있는 시간이 별로 없다시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