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헤미야 8-9장 사이에서 느헤미야 8장 강해를 5주 사역으로 마쳤다. 힘들었다. 개인적인 소견이기는 하지만 성경 텍스트 중에 은혜로운 章 리스트에 올린 느헤미야 8장이지만, 설교자가 해석하기에는 결코 녹록하지 않은 본문이기에 사역하는 동안 적지 않게 씨름했다. 5주 동안 가장 크게 와 닿은 유혹은 전통적인 해석으로 마무리하라는 소리였다. 설교 파일을 들춰보니 가장 최근에 느헤미야 8장을 강해한 시기가 2005년 1월이었다. 무려 8년이라는 세월이 지났다. 직전 교회 담임목사로 청빙 받아 나름 심혈을 기울여서 느헤미야를 강해했다. 당시 설교 파일을 열어보니 미안하기 짝이 없는 원고가 자랑스럽게 펼쳐졌다. 본문 주석과 이해에 대해 전혀 공부하지 않았다. 고민하지 않았다. 당시 중형교회 담임으로 부임한 시기였기에 당연히 느헤미야 8장을 도구로 삼아 부흥, 부흥, 부흥을 외치며 설교했다. 원고들을 들춰 보면서 제일 먼저는 하나님께, 두 번째 이 설교를 들었던 청중들에게 너무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나이가 들고 조금은 성경 본문에 대한 깊은 연구를 행하는 과정들을 겪고 난 작금, 준비하는 설교 원고와 비교해 보니 너무 턱없는 설교를 한 엉터리 목사였기에 송구한 마음 금할 길이 없다는 솔직한 소회를 밝히고 싶다. 느헤미야 8:9절에 대한 해석에 최선을 다했다. 8:9절 강해와 오늘 주일부터 진행할 9장 강해는 해석적인 연결고리가 밀착되어 있는 본문이기에 8:9절에 대하여 정확한 구약성서신학적인 기본적인 연구가 선행되지 않으면 8년 전에 자행(?)했던 죄를 다시 짓게 된다는 것을 알기에 너무 과도한 신경을 쓴다고 할 정도로 열심히 공부하고 준비했다. 하지만 이런 내용을 평신도들에게 알아듣기 쉽게 설교를 준비한다는 것이 정말 어렵다. 주지했다시피 상투적인 해석 말고 성서신학적인 토대를 갖고 준비하여 평신도들에게 전하는 것이 그렇다. 지금 서재 책상 위에 놓여 있는 느헤미야 주석서 중에서 설교 집으로 만들어진 책은 없다. 구약성서신학자들의 철저한 연구 결과물로 출간된 주석들과 단행본들이다. 구약성서신학자들의 연구 결과물은 제 2차적인 자료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목회자들에게는 어떤 의미에서 볼 때 보루다. 하지만 학자들 사이에서도 8:9절에 대한 해석이 갈라진다. 이럴 때 목회자의 선택은 곤혹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오늘 주일에 나눌 느헤미야 9장도 매일반이다. 이런 이유로 고민하는 나를 보고 절친 교수는 고민하지 말고 아예 그 내용에 접근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하지만 그것도 개 교회 분위기에 따라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것은 물론, 설교자가 정직한 설명 없이 본문 해석을 구렁이가 담 넘듯 누락시키는 것도 성도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이래저래 곤혹스럽다. 더 솔직하게 피력하자면 우리 세인교회의 적지 않은 교우들이 스리슬쩍 넘어간 성서해석의 부분을 언제나 따지고(?) 들어 그것마저도 쉽지 않다. 느헤미야 9장을 오늘 설교한다. 8:9절처럼 웬수같은(?) 본문이다. 때문에 땀을 많이 흘렸다. 오늘 설교는 이런 산고의 고통 뒤에 탄생했다. 이렇게 힘들게 탄생시킨 본문 설교이기에 말씀의 은혜가 교우들에게 의미 없이 흘러가지 않기를 바란다. 휴지조각처럼 버려지지 않기를 기대한다. 교우들에게 성령의 조명과 일하심을 분명히 깨달아 알게 되는 레마로 적용되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어떻게 준비한 설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