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단

제목[목사님컬럼] 2023년, 모든 선생님들을 존경합니다.2024-04-19 10:45
작성자 Level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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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시절고등학교 재학 중에 만났던 두 명의 선생님을 잊을 수가 없다대학교에 입학하던 시기대학예비고사에 실과가 선택이었는데 재학 중이었던 고등학교는 공업을 선택했다해서 이 과목을 가르치던 선생님이 부임했는데 그는 정말 망종(亡種)이었다어느 날 수업시간 50분 내내 집에서 아내와 부부싸움을 하고 등교한 뒤에 그 분풀이로 동기 한 명을 떠든다는 이유로 매타작을 시작했는데 수업 내내 구타했다그는 그날 제자를 제자로 대하지 않고 분풀이 대상으로 여겼던 인간 이하였다또 한 명은 교련 선생님이었다군사독재시절이었기에 가능했던 그 참담했던 시절현역 대위가 교련 과목을 맡아 선생님으로 부임했다이후교련 시간은 지금 같으면 고등학교에서 감히 상상할 수 없는 비인간적인 폭력이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둔갑되어 자행되던 암담한 시절이었다칼빈 소총 개머리판으로 학생의 머리를 쳐서 두개골 골절시켰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행위의 일환이었다는 판결로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은 일이 되었다친구는 그로부터 뇌전증이라는 고통을 겪었다생각하기조차 싫은 시절이다.

그런데 정말로 조심스러운 소회 하나절대로 그 시절로 회귀되면 안 된다는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지만 나는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그 인간 망종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닌 그들을 선생이 아닌 선생님으로 호칭했다내가 바보이기 때문이 아니다. ‘선생님이 없는 이 땅은 비극의 땅이 된다는 것을 나는 직시한다아주 가끔은 그 끔찍했던 시대를 그리워(?)할 때가 있다악몽의 상황을 그리워하는 것이 아니라 선생을 선생님스승님이라고 인정하려던 그 시절은 그래도 예의가 있었던 시절이기에 그렇다.

젊은 선생님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수많은 갑 질을 견딜 수가 없어서꿈 많고비전 많았던 젊은 교사의 죽음 앞에 목사로 살아가고 있는 나는 견딜 수 없는 아픔을 느낀다교사 위에 서서 교사들을 자기들 맘대로 조종하는 망종들이 있는 이 시대에 무슨 희망을 걸 수 있을까자기 새끼들에게 조금의 손해가 입혀지면 광적인 노기로 교사들을 짓밟고야 마는 들이 행세하는 시대에 무슨 백년대계를 기약할 수 있으랴!

완벽한 인격을 갖고 있는 교사는 존재하지 않는다그런 교사는 이 땅에 없다하지만 그런 그들이 미성숙한 인격이라도 서서히 진보되어 점진적으로 후학들을 인격적으로 가르치고 지도할 수 있는 선생님으로 만들어주어야 하는 역할은 자식을 그들에게 맡긴이들이 손해와 아픔을 감수하고서라도 감내해야 하는 몫이다그런 시대에 희망이 있다초등학교 학생이 잘못을 지적하자 가르치는 여선생님이 힘이 없음을 알고 힘으로 머리채를 잡고 흔들며육두문자를 날리는 괴물들이 힘만 있으면 승승장구하는 세상이 지금이다그런 괴물을 자식이라는 이름으로 보호하고 또 그런 망종이 자라나 이 땅에 주인 되는 그날이 도래했다나는 이런 세상을 주저 없이 이렇게 부른다그게 바로 생지옥이라고.

이번에 너무 아픈 생을 마감한 교사의 영혼을 주께 부탁하고유족들에게 하나님의 위로가 임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2023교직에 있는 모든 선생님들을 존경하며 축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