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사회학자인 송호근 교수가 하버드 대학 유학 시절 저속 운행 중이었지만 그만 앞차를 추돌하는 사고를 냈다. 사고를 낸 원인자가 본인이었기에 송 교수는 적지 않게 염려했는데 그 때에 경험했던 일을 이렇게 책에 소개한다. “문을 열고 내 차로 오는 노부부의 표정은 그리 험악하지는 않았다. 동양식으로 나는 예의를 갖추었다. 노부부의 첫 말은 의외였다. ‘당신 아이는 괜찮은가?’ 뒷좌석에 앉아 있는 6살 된 아이를 본 것이다. ‘당신 아이는 괜찮은가?’ 이 첫 마디가 30년이 지난 지금에도 왜 난 잊어지지 않을까? ‘괜찮으십니까? 제 실수였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들의 배려 깊은 질문에 대한 나의 답례는 이것이었다. 노부부는 인자한 미소와 함께 떠났다.” (송호근 저, 나는 시민인가? p.138에서) 성완종 사건으로 이 나라가 매우 요란스럽다. 배려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고 변명과 자기 합리화로 서로를 물고 뜯는 오늘 내가 사는 나라, 많이 아프다. “당신 아이는 괜찮은가?” 우리 대한민국도 이런 멋진 나라가 될 수는 없는 걸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