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 등록한 지 얼마 되지 않는 섬기는 교회 지체가 개인 만남에서 이렇게 말했다. “목사님, 설교 원고에 인용하시는 책들을 따라가자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습니다. 부탁이 있는데 저희 같은 신자들이 우선으로 읽어야 할 책들을 리스트-업 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정신을 차릴 것 같습니다.” 지체의 말을 듣고 참 기분 좋은 마음으로 순종해서 올린다. 지체들이 함께 걸어가는 글 벗들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다음에는 인문학 도서 베스트 10을 올릴 예정이다. 평신도를 위한 기독교 서적 베스트셀러 리스트-업(bestseller list-up) 1위부터 10위 1) 랭던 킬키, 『산둥수용소』, 새물결플러스, 이선숙역, 2014년. 2) C,S, 루이스, 『고통의 문제』, 홍성사, 이종태역, 2002년. 3) 엘리 위젤, 『나이트』, 예담, 김하락역, 2013년. 4) 마크 부캐넌, 『열렬함』, 규장, 배응준역, 2005년. 5) 카일 아이들먼, 『NOT A FAN』, 두란노, 정성묵역, 2012년. 6) 디트리히 본회퍼, 『나를 따르라-그리스도의 제자직』, 대한기독교서회, 손규태,이신건 공역, 2013년. 7) 달라스 윌라드, 『하나님의 모략』, 복 있는 사람, 윤종석역, 2012년. 8) 제임스 패커, 『하나님을 아는 지식』, IVP, 2009년. 9) 헨리 나우웬, 『탕자의 귀향』, 포이에마, 최종훈역, 2019년. 10) 김기석, 『삶이 메시지다』, 포이에마, 2010년. 『산둥 수용소』를 읽다가 마치 벼락에 맞은 것 같은 엄청난 충격은 아직도 생생하다. 특히 마지막 부분은 그 도전이 너무 커서 원서로 함께 읽었다. 무엇이 참된 기독교이고, 그리스도인인지 날카롭게 파헤쳐져서 지성적 성찰로 내게로 다가왔던 묵직한 감동은 단연 잊혀지지 않는 최고의 울림이었다. 『고통의 문제』도 원서와 병행하며 읽었다. 톡톡한 영국식 영어 공부도 덕분에 겸했다. 다른 부연 설명이 필요 없는 최고의 변증학자 루이스가 풀어 헤쳐 나간 ‘고통’의 제 문제에 대한 명쾌한 해제는 압권이다. 개인적으로 엘리위젤이 쓴 책은 번역본은 거의 다 읽었다. 『나이트』에서 위젤이 올린 단두대에 선 어린 소년의 검은 그림자에서 나는 예수의 얼굴을 보았다. 토마스 홉즈가 말한 ‘homo homini lupus’의 리얼 현장을 통해 하나님의 소리를 듣기 바란다. 마크 부캐넌의 『열렬함』은 개인적으로 설교 원고에 가장 많이 인용한 글감의 ‘primary sources’임에 틀림없다. 글 속에 담겨 있는 감동은 언어로 표현하기 어렵다. 카일 아이들먼의 『팬인가, 제자인가』를 필독 도서로 섬기는 교회 소그룹 반 지체들에게 할당했을 때 핍박의 원인이 되었다. 책을 내팽개친 지체, 이렇게 살라고 하면 차라리 신앙생활을 포기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던 이들이 즐비했다. 온전히 살 수는 없어도 그 정신만이라도 소유하자는 것이 내 목적이었기에 물러서지 않았다. 책 안에 담겨 있는 은퇴 선교사가 라스베이거스를 돌아보고 호텔에 돌아와 무릎으로 기도한 기도문은 눈물과 감동의 극치를 보여준다. 디트리히 본회퍼의 『나를 따르라』는 이강덕 목사의 목회 철학을 심어준 결정타였다. 달라스 윌라드의 『하나님의 모략』은 내 목회 철학을 덧씌운 수작이며 도전서였다. 다른 설명이 필요 없는 반드시 읽어야 하는 역작이다. 나는 이 책에서 현대인들이 갖는 죄에 대한 개념 이해가 ‘죄 관리’ (sin management)라는 것을 처음으로 배웠다. 기막힌 성찰이었지만 우울했다. 리젠트 칼리지의 제임스 패커가 쓴 『하나님을 아는 지식』에서 성도가 하나님에 대한 지성적 성찰과 앎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이유가 그것이 바로 영성이기 때문이라는 신선한 도전을 받았다. 왜 패커를 지성적 영성의 아버지라고 말하는지 알 수 있었다. 헨리 나우웬은 “기도란 평화를 미워하는 자들의 거처를 떠나 하나님의 집으로 들어가는 것”이라고 갈파했는데 그 기도의 서막이 『탕자의 귀향』에서 펼쳐진다. 역설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오롯이 『탕자의 귀향』에서 하나님의 집으로 들어가는 것이 어떤 감동인지를 배웠다. 내게 김기석 목사는 지금까지 붙들고 있는 목회 현장의 아딧줄이다. 그의 글감 중에 내게 제일 먼저 천둥과 벼락으로 다가온 글이 『삶이 메시지다』였다. 이 책 안에 담겨 있는 교훈은 목사에게 주어진 21세기 산상수훈이었다. 평신도도 예외는 아니다. 금과옥조의 황금률을 만나게 해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