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콩고의 밀림 속엔 고릴라들이 살고 있습니다. 콩고의 밀림은 고릴라들이 살아가는 지상의 마지막 서식지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사람들이 함부로 포획한 탓에 고릴라는 멸종 위기 종으로 지정되었고, 고릴라 개체 수도 과거와는 비교되지 않을 만큼 급속도로 줄었다고 합니다. 고릴라 감시단이 사냥꾼들을 감시하지 않았다면 고릴라는 이미 멸종되었을 것이라고 합니다.
콩고의 밀림 속엔 어미 잃은 어린 고릴라들이 살고 있습니다. 어린 고릴라들은 사냥꾼들 총에 어미를 잃은 것입니다. 콩고 정부에서 밀림으로 파견한 고릴라 보호단이 어린 새끼들을 돌보았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거처에서 그리 멀지 않은 밀림 속에 어린 고릴라들이 살 수 있는 집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어린 고릴라들이 사는 집은 나무로 만들어진 제법 견고한 집이었습니다.
어린 고릴라들은 한낮엔 집 밖으로 나와 비교적 자유롭게 밀림 생활을 합니다. 낮이고 밤이고 집 안에만 갇혀 사람들이 주는 먹이만 받아먹으면 어린 고릴라들은 야생성을 잃어버리고 말 것입니다. 밀림에 어둠이 내리면 고릴라 보호단에 의해 어린 고릴라들은 다시 집 속으로 들여보내집니다. 야간에 먹이 활동을 하는 맹수들과 고릴라 사냥꾼들로부터 어린 고릴라들을 지켜야하기 때문입니다.
고릴라 보호단이 어린 고릴라를 돌보는 일은 몹시 고생스럽게 보였습니다. 어둠이 내릴 무렵이면 어린 고릴라의 몸에 부착한 추적기를 이용해 밀림 속에 흩어져 있는 어린 고릴라를 일일이 찾아내야하기 때문입니다.
고릴라 보호단은 밤마다 어린 고릴라를 집으로 들여보내는 일을 언제까지 해야 할까요?...(중략)
고릴라 보호단은 햇수를 헤아리며 그 시간을 기다리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결정은 생각보다 간단했습니다. 어린 고릴라들이 자신의 집을 부수고 나오는 날부터입니다. 나무로 만들어진 집이니 부수는 것이 가능했겠지요. 어린 고릴라들이 자신을 보호해 준 집을 부수고 나올 정도면 혼자 힘으로 자신의 밤을 지킬 수 있을 거라고 믿는 것입니다. 밀림의 밤이 오면 푸른 눈을 빛내며 섬뜩한 눈빛을 어린 고릴라들은 분명히 기억하고 있을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을 부수고 나왔으니 어린 고릴라들의 결정을 믿어 주는 것 같습니다.
어린 고릴라는 자신의 생명을 지켜 주었던 집을 마침내 부수고 나왔습니다. 그 순간부터 어린 고릴라는 더 이상 어린 고릴라가 아닙니다. 자신을 지켜 주었던 집을 용감하게 부수고 밀림 밖으로 나왔으니 어린 고릴라가 아닌 것이지요.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은 어쩌면 내 안에 가득한 ‘자아’를 부수고 하나님의 땅을 향해 용감히 걸어가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 『예수 믿으면 행복해질까? (p.179-181)』, 이철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