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바보가 되어도 좋다.
을 읽고
김 길순
목사님께서 아주 쉬운 책이라며 권하셨지만 검정색 표지부터가 심상치 않아 보였다. 요즘 너무 바쁘고 힘들게 살아서 그런지 이 책 또한 나에게 무엇을 요구하는 것처럼 들려 힘겹게 느껴졌다. 그래도 열심히 읽어보려 했지만 아무리 애를 써도 책장이 잘 넘어가질 않았다. 내용이 어려운 것은 아닌데 내 신앙의 그릇이 너무나 작은데 더 큰 것을 담으려고 하니 힘들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고, 내 수준은 이유식 먹을 단계인데, 밥알을 꼭꼭 씹어 먹으라고 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정은영 집사님과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집사님이 영혼을 살찌우기 위해 노력하는 여러 가지 모습들을 보며 은혜를 받고나니 좀 더 열린 마음으로 책을 볼 수 있게 되었다. 그 후로 이 책은 내게 크리스천으로서 정말 많은 배울 점들을 제공해 주었다. 크리스천만이 배울 수 있는 최고의 바른 안내서를 알게 되어 목사님께도 감사하다.
울퉁불퉁한 땅과 앞이 잘 보이지 않는 길 위에서 불안함을 느끼며 그럭저럭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 어둠속을 지날 때 빛을 비춰 주시는 하나님이 계시다는 것이 너무나 든든하고 감사하다.
나는 일을 하면서 내가 하는 일이 하나님께 무슨 가치가 있을까? 나는 내 이기심으로 일하고 있진 않나? 의문이 들 때가 많았다. 이 길이 하나님이 원하시고, 계획하신 길이 맞나? 혼자 질문을 던져 보기도 했었다. 그런데 이 책을 보며 많은 것들이 정리가 되었다. 그저 하나님이 주신 재능과 은사로 지금의 자리에서 크리스천답게 살려고 노력하면 되는 것이다. <크리스천이 꼭 이겨야 할 마음의 죄>에 나온다는 어느 자동차 판매원이 예수님을 만난 뒤로는 차를 팔지 않고 사람들이 좋은 차를 사도록 돕는다고 한 말을 읽고 내 일에 대한 정체성이 생겼다. 나 또한 아이들에게 바른 가치관을 심어줄 수 있는 책을 통해 돕는 자가 되면 되겠다고 생각하니 일에 대해 한결 마음이 가벼워지면서 아이들을 더욱 따뜻한 눈길과 마음으로 바라보게 되어 일이 전보다 훨씬 즐거워졌다.
이 책을 통해 색다른 전도 방법 또한 배우게 되었다. 경청하는 법, 격려하기, 칭찬하기, 섬기기, 교회 안에서 서로 사랑하는(요13:34-35) 본을 보이는 것 등을 통해 믿지 않는 자들이 자신이 기묘하게 지음 받은 인간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진정한 정체성을 고민하게 되어 하나님을 찾게 하는데 내가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실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어떤 전도보다 진정성 있는 전도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하나님은 정말 멋진 분이시다.
그리고 하나님은 깊이를 알 수 없을 만큼 사랑 또한 깊으신 분인 것 같다.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은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다. 하나님이 주신 자원은 이기적인 목적이 아니라 공익을 위해 사용되어야 한다.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은 우리 자신만이 아니라 만인을 위해 이 사회를 더 좋은 곳으로 만들라고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다.’라고 본문은 말한다. 나는 ‘이 사회를 더 좋은 곳으로 만들라고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란 말이 참 와 닿았다. 마태복음 25장 14절~30절 말씀처럼 우리는 하나님이 주신 모든 자산을 올바로 투자할 책임이 있다. 이 말씀에서 하나님의 따듯함이 느껴지는 것은 처음인 것 같다. ‘이 세상을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하나님이 많이 애쓰시는 구나’하고 느껴졌다.
예전엔 교회만 나가면 하나님께 복도 받고, 사랑도 받고, 위로도 받고, 평안하고 행복한 것들로 가득 찼을거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점점 알면 알수록 진정한 크리스천이 되기 위해서는 인기 없는 길, 세상을 거스르는 길을 가야하고, 내 죄를 인정해야 하고, 늘 섬겨야 하고, 죄짓지 말아야 하고, 내 안의 죄성과 하루에도 수십 번씩 싸우며 나를 죽여야만 하는 험난한 길이다. 하지만 이제 나는 그 험난한 길이 더 좋다. 나의 지식과 견해가 그리 깊은 것은 아니지만, 세상 어디에도, 학교 도덕 교과서에도, 최고로 잘 팔리는 자기개발서에도, 득도한 스님에게서도, 요즘 유행하는 인문학에서도, 심리학 박사님에게서도 이렇게 깊고 넓은 사랑과 가장 바른 가치관을 심어준 것은 없었다. 그래서 하나님은 나에게 늘 연구대상이시다. 앞으로 하나님 말씀으로 사는 법을 더 배우고 싶고, 예수님이 자기희생으로 보여주신 참된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고 교회 공동체가 이 사회의 본보기가 되는 그날까지 많이 배우며 노력해갈 것이다.
사실 이 책을 통해 깨닫고, 배우고, 좋은 성경말씀들이 다 표현 못할 만큼 많았다. 여기에 표현되어진 것은 1/3도 되지 않는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그런데도 나는 여전히 책을 처음 접했을 때처럼 마음 한 구석의 구멍이 채워지지 않은 것 같고, 아직도 이유식을 더 먹어야 할 것 같고, 하나님의 사랑을 더 채우고 싶고, 위로 받고 싶다고 사실 내 속에서 아이처럼 징징거리고 있었다. 그런데 책을 다 읽어 갈 때쯤 깨달았다. 무엇 때문에 그렇게 오랫동안 마음이 공허했었는지를. 그것은 바로 ‘복음’때문이었다. 나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복음’이었다. 나에게 부족했던 것, 갈증 났던 것, 구멍 났던 그것은 ‘복음’의 부재였다. ‘복음’을 들은 적은 많지만 늘 머리로만 스쳐지나 갔던 것 같다. 이젠 그 ‘복음’을 손으로 만지고 싶고, 옆에서 지켜 본 것처럼 생생하게 느껴보고 싶고, 그 깊이를 진심으로 알고 싶다. 이렇게 나의 숙제를 안고 이 책을 봤지만 그래도 우리 아이들에게 좀 더 구체적으로 하나님에 대해 얘기해 줄 수 있고, 좀 더 옳은 가치관을 갖고 아이들을 키울 수 있게 되어서 무척 기쁘다. -끝-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리라.”(요 13:34~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