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시를 쓰면서도 언어를 불신해요. 불성실한 하인쯤으로 여기는 거지요. 언어는 우리보다 위대해요. 언어를 믿어야 언어의 인도를 받을 수 있어요.”
이성복 시인이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시 창작 강좌 수업 내용을 아포리즘 형식으로 정리한 책 ‘무한화서(無限花序)’에서 한 말입니다. 가만히 음미하다보니 그의 이 말이 어쩜 그리 복음 중의 복음처럼 들리는 지 메모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도를 따라가는 우리들이 그 도를 불신하며 그 도를 내 삶의 부속물 정도로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예수님의 도는 우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위대하기에 그 도를 믿어야 그 도가 우리를 인도하지 않을까 싶어 이성복의 지론을 기쁨으로 패러디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