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가 정치적인 색채를 드러내는 것처럼 미련한 것이 없음을 종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성도들에게 공인의 입장에 있는 목회자이기에 어떤 경우에는 정치에 대한 담론에 대해서 어쩔 수 없이 댓글을 달아야 하는 경우들이 종종 있을 때 개인적으로 중도에 서려고 의도적으로 노력합니다. 물론 지지하는 정치가나 정당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지난 주간에 우리나라의 국민들은 누워서 얼굴에 침을 뱉는 아주 치욕적인 일을 14년 만에 또 다시 경험을 해야 했습니다. 유난히 정직을 강조했고, 청렴함을 강조했던 전직 대통령이 '포괄적인 뇌물죄'에 연루되어 전 세계의 언론들이 보는 앞에서 또 다시 국가 신인도에 치명타를 입히는 검찰 소환이라는 망신살을 우리가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재론하지만 전직 대통령이 포괄적인 뇌물을 받았는가? 안 받았는가?는 저에게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동시에 이번에 전직 대통령을 정권이 바뀔 때마다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정치보복이든 아니든 그것은 저에게는 역시 중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전직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되는 이런 정치적인 후진을 면치 못하는 조국의 현실이 참으로 가슴 아플 따름입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전직 대통령의 검찰 소환의 과정을 종이 주목하려는 것이 있었습니다.
'노사모'였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이라는 이 단체는 범인 노무현이라는 사람을 일약 한 나라의 대통령으로 서게 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터넷을 통하여 on-line 상에서 만들어진 강력한 힘이요 지지 세력이었습니다. 자신들이 사랑하는 대상이 불명예스럽게 검찰에 소환되는 그 날, 그들은 주눅이 들지 않았습니다. 도리어 그들을 노란 풍선을 들고 사저에, 검찰 청사에 몰려들었습니다. 심지어는 그들은 노란 장미꽃을 도로에 뿌리며 노무현을 지지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그들을 보면서 충격적으로 제 머리에 오버랩이 되며 스쳐지나가는 성경의 한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예수께서 나귀새끼를 타시고 예루살렘으로 입성하는 그 날, 예루살렘 시내의 연도에는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을 환영하여 연호하였습니다. '지금 우리를 구원하소서'를 외쳤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소리치며 연호하던 그들은 불과 5일 만에 그렇게 연호하며 환영하던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외치는 안티예수의 장본인들로 돌변하였습니다. 예수께서 정치적인 메시아로서의 역할을 실패했다고 인정했기 때문입니다. 얼마나 인간이 정치적인 것에 목숨을 걸고 있는 정치적인 존재인가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노사모'는 자신들의 주군(主君)이라고 믿는 전직 대통령의 불명예스러운 자리까지도 함께 하였습니다. 대단한 용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들은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끝까지 그들의 주군과 함께 하였습니다. 목회를 하는 현직 목사로서 전직 대통령이 피의자의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되는 일련의 과정들을 지켜보면서 생뚱맞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나는 정말로 주사모인가? 우리는 주사모인가?"
정말로 나를 위해 생명 버리신 신앙적 그리스도이시고, 동시에 2000년 전 가장 열악한 땅 갈릴리에서 그 땅의 민초들과 함께 울고 웃으셨던 역사적 예수님을 바라보는 주사모인가? 를 깊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노사모의 주군은 얼마든지 사람을 실망시킬 수 있는 존재입니다. 그러나 우리들의 주군이신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절대로 우리들을 실망시키시지 않는 분이시지 않습니까? '주사모'를 보면서 다시 다짐해 보았습니다.
'절대로 우리들을 실망시킨 적이 없으신 '주사모'가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