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도 슈사쿠는 개인적으로 나에게 참 좋은 선생님 역할을 해 준 작가입니다. 신학교 시절 만났던 ‘바다와 독약’은 말 그대로 충격이었습니다. 이후 엔도에게 빠져 섭렵하기 시작한 그의 작품들은 아마도 지금까지 목사로 살면서 상투성과 싸우게 해 준 길라잡이 역할의 교과서였기에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침묵’을 통해 만났던 로드리고는 오늘도 목사로서의 ‘나’를 반추하게 해 주는 거울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사해 부근에서’ 나는 너무나도 무능력한 예수를 보았지만 정말로 아이러니하게 그 예수에게 빠져들었습니다. 아마도 오늘의 교회 안에 사람들에 의해서 조각되기를 바라고 그렇게 움직여 주기가 요구되어지고 있는 예수, 어 하면 아 하고 재빨리 응답해 주는 만능 자판기 같은 예수에 대하여 보기 좋게 한 방 날려주는 쾌감을 느꼈다면 역설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 예수가 너무 좋아졌던 추억이 있습니다. ‘깊은 강’에서 나는 오쓰를 통해 진짜 예수를 발견하는 선물을 받았습니다. ‘바깥문’에 계신 예수를 말입니다. 19일, 섬기는 교회에서 엔도 슈사쿠의 전문가인 김승철 교수를 모시고 신앙 강좌를 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사역도 사역이지만 저는 벌써부터 이 사역을 절절함으로 기다리고 있습니다. 30년 전 만났던 엔도가 지천명의 나이를 훨씬 넘긴 오늘 나에게 어떻게 다가올지 흥분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습니다. 강사가 허락하면 우리 교회 홈페이지 영상방에 신앙 강좌 동영상을 링크해 놓으려고 합니다. 또한 당일 날 홈피를 통해 실시간 방송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관심 있는 페친들의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침묵을 통해 말씀하시는 하나님’ 예언자 학개의 말대로 영적 흥분 직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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