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함께 하는 시사토론 아들이 호주에서 어학연수를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대학 1학년 때가 그래도 가장 자유롭고 시간의 여유가 있을 것 같아 어학연수를 지원해주었습니다. 이제 연수를 마치고 돌아온 뒤의 방학 기간을 어떻게 아빠의 입장에서 도와줄까를 생각하다가 큰 그림으로 두 가지를 그렸습니다. 하나는 독서 서평을 함께 하는 작업과 또 하나는 신문 사설과 여론에 대한 토론을 나누기로 한 것입니다. 아들이 내년 7월에 군목시험에 도전하려고 하는데 적어도 이 두 가지는 아빠가 함께 도와주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아 시간을 쪼개기로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한겨레신문을 구독한지가 오래되었습니다. 보수적인 성향의 성도들은 담임목사가 보는 한겨레신문에 대하여 곱지 않은 시선을 갖고 있는 것을 알지만 제가 한겨레신문을 고집하는 이유는 시사에 대한 예리한 비판적 성찰과 신뢰도 때문입니다. 아들에게 제가 지시한 것은 한겨레신문을 정독하여 그날의 사설에 대한 해석과 성찰을 함께 토론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컴퓨터 문화에 익숙하고, 감각적인 것에 물들어 디지털적인 것이 아니면 못견뎌하는 시대의 아이이지만 세태를 파악하고 시대의 역사성을 간파하는 일 중에 아날로그식의 신문 사설을 접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은 아직은 없을 것 같고 내년에 있을 군목시험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함께 토론을 하기로 한 것입니다. 첫 번째 토론을 하는 날, 미디어법 강행 처리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나누었습니다. 비정규직법에 대한 보수와 진보적인 입장을 함께 나누어 보았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다가 언론관계법 그리고 비정규직법에 대한 개념이해가 부족한 아들에게 인터넷 서핑을 통해 분명한 개념이해의 숙제를 주었습니다. 전혀 이런 부분에 있어서 훈련이 안 된 아들이기에 힘이 들 것이 자명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공부를 진행하면서 나아갈 때에 얼마나 큰 성장과 성숙을 이룰 수 있을까?는 두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명확할 것입니다. 세상을 보는 눈이 넓어지지 않고 훌륭한 목회자가 될 수는 없습니다. 역사성을 갖지 않은 목회자는 하나님의 말씀을 왜곡합니다. 그래서 종 역시 이 부분에 있어서는 병적으로 냉철하려고 노력합니다. 아들이 이 부분에 있어서는 아빠를 닮아주기를 소망합니다. 신정통주의 신학의 물꼬를 튼 칼 바르트가 '한 손에는 성경을, 한 손에는 신문을'이라는 외침을 아들이 깊이 이해하는 그런 사역자로 성장하기를 새벽예배 마지막 기도로 드리고 자리에서 일어섰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