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회가 동계 수련회 중이다. 격려차 방문하기 위해 빵집에 들렸다. 아내가 포인트 카드를 주면서 DC를 꼭 받으라고 신신 당부를 해서 익숙하지 않은 일을 해 보았다.
빵을 구입하고 포인트 카드를 내밀자 30% DC 받으셨다고 말하고 가만히 있는 것이다. 그래서 말했다.
“영수증 주세요.”
여직원이 나를 이상하게 쳐다본다.
기분이 조금 상해서 다시 말했다.
“영수증 주셔야죠.”
그러자 여직원이 더 이상하게 나를 쳐다보며 이렇게 말했다.
“결재 안 하셨거든요.”
아뿔싸, 빵 값을 결재하는 진짜 카드는 내지 않고 영수증 달라고 재촉한 셈이다.
순간, 창피하기도 하고 내가 왜 이렇게 됐지 생각하고 서둘러 카드를 꺼내 직원하게 머리를 숙였다.
“죄송해요. 아무 생각이 없었네요. 미안합니다.”
그러자 여직원이 웃으면서 또 말한다.
“종종 선생님 같은 분들이 계세요.”
구입한 빵을 집어 들고 아이들 수련회 장소로 가면서 독백한다.
이놈들, 은혜만 못 받고 와봐라. 이 빵 먹고.
오늘따라 제천 하늘은 겨울 하늘치고 푸르다.
동기 목사가 갑자가 심근경색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비보를 들었다.
오늘이 발인인데 멀리서 목회한다는 핑계로 직접 찾아가서 위로를 못하는 못난 친구이기에 글로나마 하나님의 품에 안긴 친구가 다시 만날 때까지 안식하기를 기도해 본다.
이제는 친구의 부모들이 떠나는 것이 아니라 친구들이 하나 둘씩 떠나네.
잘 준비해야 하겠다. 주님이 허락하신 남은 나의 삶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