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단

제목[목사님컬럼] 쌩얼이 더 아름다웠어요.2024-03-27 10:51
작성자 Level 10

쌩얼이 더 아름다웠어요.

 

여성들의 화장을 풍자한 인터넷 유모를 아주 오래 전에 읽은 적이 있습니다.

"20대가 화장하는 것은 말 그대로 화장이고, 30대는 분장, 40대는 변장, 50대는 위장, 60대는 포장 그리고 70대는 환장이다."

읽는 순간 많이 웃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합니다. 웃자고 만들어 낸 이야기이지만 인간의 굴곡은 어쩔 수 없음을 적절하게 풍자한 글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했습니다. 지난 목요일 3주에 한 번 씩 오라고 반드시 손짓하는 미용실에 커팅을 하기 위해서 들렸습니다. 제천시에 있는 목욕탕을 가든, 아니면 미용실을 가든 가능하면 '교우들은 만나지 않게 하옵소서!'라고 습관적으로 기도를 하는데 유독이 하나님은 그 기도는 잘 안 들어주십니다. 그 기도를 응답 받지 못하면서도 계속 드리는 이유는 저를 만나는 성도들이 몸 둘 바를 몰라 하기 때문입니다. 그날도 제 기도는 영락없이 빗나갔습니다. 미용실에서 한 교우가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마침 그 날은 사람도 많지 않아 미용실 직원들과 저를 기다리고 있던 집사님 그리고 종이 함께 자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미용실에서 저를 만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집사님은 저를 보는 순간 아니나 다를까 안절부절을 하지 못했습니다. 교회가 아닌 다른 장소에서 저를 만난 것에 대한 당황함 때문이라기보다는 그 날 집사님은 쌩얼(?)이었기 때문이었음을 직원을 통해 알았습니다. 교회에서 저를 볼 때 그 집사님은 항상 변장을 하고 만났는데 그 날은 말 그대로 미처 변장을 하지 못한 원래의 모습이었기 때문입니다. 머리 커팅을 다 하고 샴푸실로 이동하는데 집사님과 정면으로 마주쳤습니다. 순간 집사님이 책으로 얼굴을 가렸습니다. 쌩얼을 노출하기기 부끄러웠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참 이상한 것은 그 날 쌩얼을 한 집사님의 얼굴을 보면서 평상시에도 아름다운 집사님인 것은 알았지만 집사님의 쌩얼은 더욱 자연적인 미가 풍겨났습니다. 옛날 박동진장로께서 '우리 것은 좋은 것이야!'라고 멘트하셨던 말씀대로 '원래의 것은 좋은 것이야!'라고 패러디해도 좋을 것 같았습니다.

미용실에서의 에피소드를 오늘 목회 칼럼에 서술하면서 이런 교훈이 다가옵니다. 우리들이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서 섰을 때 우리들의 삶을 흔적들은 화장, 분장, 변장, 위장, 포장, 환장으로도 가릴 수 없는 때가 온다는 것입니다. 그 때는 다만 우리들의 삶의 흔적을 그대로 지닌 쌩얼 자체로 서게 될 터인데 그렇다면 그날이 오기까지 우리들의 삶의 쌩얼이 아름다울 수 있도록 원색적인 복음으로 무장해야 되지 않을까 하는 교훈이 다가왔습니다.

세인지체 여러분!

우리들의 신앙적인 쌩얼이 아름다울 수 있는 방법은 십자가의 도를 간직하는 것입니다. 저는 우리 세인지체들이 십자가로 무장(강조 또 강조)하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미용실에서 말하지 못한 말을 집사님에게 전하려고 합니다.'집사님, 그날 쌩얼이 더 아름다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