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현 수용소는 도덕성이나 공정성이 거의 바닥나는 상황에서 인간의 내면을 관찰하기 좋은 장소임을 말해주며 의식주라는 기본 3대 욕구가 충족되지 않은 상황 속에서 벌어지는 인간의 내면들을 엿볼 수 있다. 책속에 있었던 수많은 사건들은 누구나 한번쯤 느꼈던 감정들이고 비슷한 맥락의 경험들이 있었을 것이며 나 역시 책을 읽는 내내 부끄러웠던 기억들이 스쳐지나 갔다. 잊혀지지 않는 저자의 표현이 있다. “우리는 우리가 자신을 속이는 방법에 매우 놀란다. 자신의 진짜 욕망과 욕구를 스스로에게 감추기 위해 직업적 도덕적 옷을 입는다. 그리고 이기적 관심이라는 진짜 속내 대신 객관성과 정직이라는 겉옷을 걸치고 세상에 나간다.” 이때 머릿속에서 한 구절이 생각났다. ‘네 이웃을 사랑하라’ (세인교회 크로스웨이 7기생 정성철) 크로스웨이 7기에 등록한 한 형제가 쓴 의무 독후감의 한 대목이다. 성경공부 소그룹 모임 중에 하나인 크로스웨이에 등록하면 1년 교육 기간 동안에 부수적으로 12권의 책을 읽어야 졸업할 수 있다. 이번 기수에게 첫 번째 부과한 책은 랭던 킬키의 ‘산둥수용소’(새물결플러스 간)였다. 내 스스로 이 책을 만났을 때의 충격과 감동이 너무 컸기에 의무 독서 목록 제일 위에 올려놓고 수강생들에게 부과했는데 너무 귀한 독서 보고서들을 제출했다. 이 글을 쓴 지체는 신앙의 연륜이 그리 오래되지 않은 신출내기 신자인데, 성경의 관점들을 지성적 스펙트럼으로 이해하고 싶어 수강 신청을 하고 매주 함께 공부하고 있다. 그의 글을 보면서 목사인 나 스스로 보람을 느끼는 글을 보내주어 공유해본다. 이 글을 남긴 지체는 또 다른 여백에 이렇게 썼다. “나도 지금 위현 수용소에 수용되어 있다.” 21세기의 위현 수용소에서 종교적 꺼풀로 도덕적 옷을 입고 두께를 쌓고 있는 삶을 산산이 조각내고 이타적 삶을 살기를 결단하는 형제가 아니라 살아내기에 승리하는 지체가 되기를 강력하게 응원해 본다. 목회의 현장에서 이런 지체들을 섬기는 것은 목사로서 최고의 기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