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단

제목[목사님컬럼] 신검을 받은 아들을 보며2024-03-27 10:54
작성자 Level 10

신검을 받은 아들을 보며

 

지난 9일에 아들이 군 입대를 위한 병역 신체검사를 받았습니다. 결과는 '2급 현역대상자'였습니다. 시력이 약한 것 때문에 2급 판정을 받았지만 건강하게 자라 준 아들이 대견스러웠습니다. 20세가 되는 대한민국의 건강한 남자들이라면 누구나 필수로 받아야 하는 신검을 받고 이제 아들이 군 입대를 앞두게 되었습니다. 아들이 신검을 마치고 집에 내려와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아빠, 신검을 받고 나니까 마음이 조금 쨘해요! 이제는 군대라는 것이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적으로 다가온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요."

그러고 보니 아들이 이제 장성한 나이가 되어 대한민국의 건강한 남자라면 누구나 한 번은 경험해야 하는 군복무라는 의무를 감당해야 하는 나이가 되었다고 생각하니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벌써 아들이 이렇게 성장했구나하는 세월의 빠름을 느끼면서 감회가 있었습니다. 이제까지 완벽하지는 않지만 별 탈이 없이 비뚤어지지 않고 성장해 준 것에 대한 감사가 있었습니다. 또한 에비가 교회를 개척하는 어간 직전교회에서 교회 정치의 희생양이 된 아빠를 보면서 나름대로 목회와 사역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있을 수 있었을 텐 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빠가 하나님의 사역을 위해 공부했던 선지동산에 기꺼이 입학을 하고 이제는 대를 이어 목회자의 길을 가겠다고 결심해 준 것에 대하여 기특하고 다른 어떤 것보다도 에비의 목양적 고집을 삶으로 인정해 준 것 같아 또한 감사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는 것이 솔직한 고백입니다.

군 입대를 위한 신검을 받고 돌아온 아들을 보면서 이제는 아들의 비전을 위해 한 가지 욕심을 더 내보고 싶습니다. 아들이 군목시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내년 7월에 시험을 치르게 되는데 현장목회의 현실에서 한국교회의 아픔을 보며 치열하게 사역하고 있는 에비로서 조금은 안정적인 목양의 길을 가주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아들이 군목시험에 합격해 주었으면 하는 간절함이 있습니다. 이제는 완전히 고시가 되어 버린 군목시험이기에 정말로 만만치는 않은 과정이지만 남은 시간동안 최선을 다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개인적으로 82년에 군에 입대를 했으니까 이제 27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27년이 지난 후 아들이 신검을 받은 것을 보고 군이라는 조직이 까마득하게 잊혀졌는데 어쩔 수없이 다시 상기되는 것은 에비의 심정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조금 도 긴장하고 아들을 위해서 중보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적어도 에비보다는 더 훌륭한 사역자로 서 주기를 바라고, 아들이 목회를 할 때 즈음이 되면 한국교회가 퇴락하는가? 아니면 다시 일어서는가의 중요한 시점이기에 더욱 실력 있는 목회자가 되도록 하기 위해 최선의 중보를 해야 하겠다는 영적인 부담감이 있습니다. 교우들의 중보 또한 부탁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