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에 관한 책을 추천하기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도에 관한 책을 추천합니다.
포사이스의 책은 매우 귀한 책입니다. 거의 한 세기 전의 신학자입니다만, 그가 체험한 대속적 은혜의 결과 은혜 신학을 이끌었던 분이고 오늘날도 그 영향에서 떠날 수 없는 분입니다.
영혼의 기도 포사이스 지음 복있는 사람 간 서문 유진 피터슨 기도행위의 본질을 파헤치는 책입니다. 기도는 무엇인가를 얻으려는 소유지향적 대화가 아니라, 하나님의 속마음을 알아가려는 존재지향적인 대화이다. 이 책은 기도생활의 다양한 풍요를 차분하게 탐색하며, 기도야말로 신앙생활의 중심임을 일깨워준다. 신자들이 기도에 몰입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기도하는 행위가 얼마나 영광스럽고 중대한 일인지 강조하고 있다.
2005년에 제가 구입을 하고 지금껏 성경책과 함께 읽은 몇 권의 책입니다. 오스왈드 챔버스, 스탠리 존스, 캠벨 몰간, 로이드 존스, 존 시몬즈, 포사이스는 항상 곁에 두고 있는 책의 저자들입니다. 그리고 존 웨슬리와 폴 리틀, 하워드 스나이더, 에이든 토저, 레오날드 레이븐힐, 잔느 기용, 이런 분들의 책도 가까이 두고 삽니다.
--------------------- 교보문고에 올라온 서평입니다.
P.T. 포사이스 | 이길상 옮김 | 복있는사람 | 2005.07.05
[종교] 영혼의 기도 러시아 작가인 고리키는 이렇게 말했다. "대지와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기도가 아니라 노동이다." 기도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이 있다. 우리는 불우한 이웃들을 위해서 기도해야 하는가 아니면 그들을 실제적 행동이나 경제적인 도움을 주어야 하는가? 내일 시험이 있다면 우리는 공부해야 하는가, 아니면 기도를 해야 하는가? 특별히 그리스도인들의 삶에 있어서 이런 질문을 할 수 있다. 기도가 참되고 행복한 삶의 충분조건인가?
기도의 본질을 꽤뚫어 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책이지만 기도에 대한 그다지 이롭지 않은 책이 기도 응답에 관련된 책이다. 일시적으로 기도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지만 기도보다는 응답에 집중시키게 마련이다. 당연히 응답이 더뎌지거나 없다고 생각되면 기도는 끝이 난다. 물론, 기도는 마음의 평정을 위해서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오히려 기도를 하고 난 후 마음이 심란해지고 부담감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마음의 평화만을 원한다면 참선을 하거나 도를 닦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 될 수도 있다. 영국의 대표적인 신학자인 포사이스의 '영혼의 기도'는 기도 자체의 본질을 파악하기 위한 연구서이자 기도의 특성을 다양한 각도로 조명해 균형잡힌 기도 생활에 도움을 주기 위한 책이다.
포사이스는 먼저 기도의 내면성에 대해 언급한다. 사실 이 부분이 기도가 쓸모없다고 느껴지는 주된 이유이자 기도가 필요한 가장 절실한 이유이다. 나는 한참 동안 기도의 내면성 부분에서 머물렀다. 그리고 동감했고 기도하면서 철저하게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았다. 내가 기도하면서 느끼는 가장 특이한 점은 '내가 내가 아니라는 점'이다. 즉, 나는 기도하기 전에 생각하고 있던 나와 기도하면서 알게되는 나의 모습이 같지 않음을 보게 된다. 기도할 때 나는 하나의 힘을 느끼게 되는데 이는 기도하기 전에는 혹은 다른 말로 한다면 하나님 앞에 서기 전에는 전혀 느낄 수 없는 힘이다. 이 힘은 '철저한 자기애'이다. 이 힘은 모든 행동의 근원이 되고 결국은 나와 이웃을 파괴한다. 포사이스는 기도하는 것을 날개를 다는 것으로 비유했는데 내게는 이 자기애라는 중력으로부터 벗어나 날아오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바로 기도였다. 우리는 기도로써 참된 자아를 얻을 수 있는데 거기서 더 나아가 나는 참된 자아를 갖기 전에 이웃과의 진실한 관계도 존재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포사이스는 기도의 내면성을 중심에 두고 다음 이야기들을 이어간다. 인간의 가장 원천적인 본능으로서 하나님께로 돌아가려고 하는 자세를 '기도의 자연스러움'으로 설명했고 기도가 단지 내면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에 드러나는 것으로서 '기도에 따른 도덕적 반응'과 '현실에 충실한 기도'에 대해 살펴본다. 또한 참된 기도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공동의 선을 위한 끊임없는 기도를 '쉬지 않는 기도'와 '중보하는 기도', '집요한 기도'에서 자세하게 언급하였다.
각 장별로 내용이 너무 독립적인 경향이 있어서 서로 연결되지 않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각 장들은 기도가 어느 한 방향으로 치우쳐 이해되는 것을 막아준다. 예를 들어 2장 기도의 자연스러움을 너무 강조하면 사실 기도란 하나님으로부터 와서 하나님께로 가는 것이므로 인간의 노력은 배제된다는 생각을 갖기가 쉽다. 그러나, 포사이스는 7장 집요한 기도에서 전쟁같은 기도에 대해 말한다. 문제를 내는 것도 하나님이지만 그 문제를 풀기를 원하는 것도 하나님이기 때문에 우리는 현실에 순응하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부딪치고 그 현실을 뛰어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렇게 각 장들이 서로를 보충하면서 갈등을 일으키는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책의 내용을 파악하기가 쉽지는 않다. 그러나, 기도라는 것 자체가 그렇다. 기도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쉽게 답변을 할 수 없는 정말 신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포사이스는 가장 큰 죄는 기도를 쉬는 죄라고 말한다. 우리는 신비를 모두 밝혀낼 필요는 없지만 그 신비 속에서 살아야할 필요는 절실하다. 예수 그리스도도 기도에 대한 비유에서 가장 강조한 특성 중에 하나가 바로 '끊임없는 기도'라는 것이었다. 5장 쉬지 않는 기도를 통해 끊임없는 기도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 번 해볼 수 있었고 쉬지 않고 기도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헤아려볼 수 있었다. 나는 나름대로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 "쉬지 않는 기도는 끊임없이 하나님 앞에 서서 그에게 순종하는 삶의 방향성이다. " 이것은 삶과 기도가 분리되지 않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포사이스는 그렇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무릎꿇고 눈을 감고 기도하는 것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을 경계한다.
유진 피터슨은 기도 생활에 있어서 이 책을 오랜 벗과 동반자로 삼았다고 한다. 기도에 대한 책은 많이 있지만 두고두고 읽을만한 책은 그다지 많지 않다. 포사이스의 기도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은 '영혼의 기도'가 바로 오랫동안 읽고 생각해볼만한 책이다. 기도에 대한 허약한 상상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기도의 가치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 또는 기도 자체를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급하게 이 책을 읽는다면 분명 체할 것이고 이 책은 방 한구석에서 먼지만 쌓이게 될 것이다. 천천히 음미하고 시간을 들여 사귀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