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림동 43-5번지의 목회의 산실이었던 목양실에서 짐을 싸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쩌면 이리도 시간이 빨리 갔는지.
정말로 시간은 유수와 같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유수보다 더 빠른 것 같습니다. 정말 1년이 되었습니다.
오늘이 올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하나님의 시간은 여지없이 흘러 정말로 1년이 되었습니다.
바로 1년 전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고 내 인생의 대전환을 이루며 광야로 나오는 그 날, 굿모닝 정형외과 이상학 성도와 통화를 할 일이 있어 전화로 교제를 하던 중 저에게 이런 말을 해 주었습니다.
“목사님, 1년 뒤에는 훨씬 더 좋아질 것입니다. 그렇게 될 겁니다.”
이 말을 들은 지 꼭 1년이 되었습니다.
1년을 뒤돌아봅니다.
“세상이 인정하는 공동체를 만들자. 한국은행과도 같은 교회를 일구자. 척박한 땅 제천에 잠재적 그리스도인들이 갈 교회가 없다고 아우성치는 바로 이 때, 그들이 가고 싶은 교회를 만들자. 교회가 세상을 향하여 살려달라고 하는 바로 이 때, 세상이 교회더러 살려달라고 아우성치는 그런 교회를 만들자.”
그렇게 달려왔습니다.
그리고 1년, 지난 1년을 생각하면 그냥 감사, 감사, 감사입니다.
지하에는 술 먹는 노래방에서 한복 입은 아가씨들이 우글대고, 4층에서는 희미한 조명 아래 육체적인 탐욕으로 점철되는 악조건 환경 속에 있지만 그래도 바로 그들의 죄악이 나로 인하여 일어나고 있다는 느헤미야의 심정으로 애통하며 지난 1년을 달려왔습니다.
그리고 단 한 마디의 외침으로 하나님께 고백하며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주여, 지난 1년은 전적인 주님의 기적과 은혜로 살았습니다.”
1년을 달려왔지만 1년이 아닌 10년은 달린 느낌입니다.
그만큼 열심히 달렸습니다.
오늘 이상학성도가 저에게 했던 1년 전의 말이 생각났습니다.
“목사님, 1년 뒤에는 훨씬 더 좋아질 것입니다. 그렇게 될 겁니다.”
2009년 성탄의 아침, 지난 1년 동안 부족한 종과 함께 동역의 기쁨 속에 함께 달려온 교우들에게 머리 숙여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또 기대합니다.
앞으로 1년 뒤에는 우리 세인공동체가 지금보다 훨씬 더 좋아져 있을 것을 말입니다.
오늘 환한 얼굴로 우리 세인지체들에게 인사합니다.
메리 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