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항저우 아시안 게임이 폐막된다. 코로나로 인해 1년 연기되는 우여곡절 끝에 열린 아시아인들의 축제가 막을 내린다. 대한민국은 예상했던 것처럼 종합 3위의 성적을 거둘 것을 예상된다. 지난 주간에 있었던 혼성탁구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우리나라 남자 선수들이 여자 선수들에게 수여된 메달이 목에 잘못 걸린 것을 보고 메달 매무새를 고쳐주는 장면이 고스란히 텔레비전을 통해 송출되었다. 그 장면에 감동을 받은 것은 중국 관중들이었다는 뉴스들이 속속 올라와 나 또한 자연스럽게 그 시상식을 보다가 참 기뻤다. 1,2들을 한 중국 선수들의 경직된 모습을 보기 좋게 강타한 3등의 유쾌한 반란이었기에 말이다. 134 목양터 이야기 마당에 칼럼을 쓰는 이 시간까지 대한민국 선수단이 따낸 은메달과 동메달의 총수다. 이전 같으면 은메달이나 동메달 시상식 박스에 선 선수들을 보면 울기 직전이거나 우거지상을 띠는 것이 일례였다.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는 한 개그맨이 유행시킨 문장이 사실이다 보니 왜 아니 그럴까 싶다. 하지만 혼성탁구 시상대 동메달 박스에서 보여준 우리나라 선수단의 흥(興)은 1등만 기억하는 세상을 뒤집어 놓기에 충분한 너무 신바람 나게 하는 퍼포먼스였고 혁명이었기 때문에 고맙고 또 고마웠다. 은메달, 동메달 수여자들이 환하게 웃는 시대가 정상적인 시대다. 어디 이뿐인가? 메달을 따지 못한 모든 참가 선수들까지도 활짝 웃게 하는 분위기가 되어야 그 사회가 건강한 사회임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우리나라 탁구 선수단이 보여준 신선한 반란 때문에 매우 행복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맥락에서 나라를 대표하여 경기에 참여한 모든 선수들이 환영받고 격려 받는 환경으로 가기까지는 아직도 길이 멀다. 진정성을 갖고 이번 아시안 게임을 위해 4-5년간 땀 흘리며 수고한 대한민국 선수단원 일체가 수고했다고 박수쳐주는 우리 국민들이 될 때, 우리 대한민국은 모름지기 진정성이 있는 자랑스러운 선진국의 대열로 서게 될 것이다. 134개의 은, 동메달과 36개의 금빛 메달의 가치는 전혀 다르지 않고 차이도 없다. 모두가 흘린 땀의 대가이며, 수고의 결과물이다. 박수를 받을 만한 가치들이다. 이것에 차이를 두는 순간, 그것이 곧 차별이고 후진성을 보여주는 수치다. 그래서 그런가, 고진하 목사가 ‘프란체스코의 새들’이라는 시집에서 밝힌 이 시문은 대단한 울림을 준다. “천국에는 아라비아 숫자가 없다” 대한민국 선수단 모두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