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지은이 | 김진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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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출판사 | 이야기북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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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일 | 2022-02-04 18:26: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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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산 목사의 “역사와 지리로 만나는 성경 이야기, 신구약 편(이야기북스, 2020년)”을 읽고 기억을 더듬어보니 1985년 봄 학기에 서울신학대학교 남자 기숙사 511호 방장이 되었다. 3학년 복학생이었기에 의무적으로 주어진 직책이었다. 집이 인천이기에 학교에 통학하던 나는 의무기숙사 입사를 통해 받아야 하는 영성 훈련이 졸업을 위한 의무 사항이었기에 울며 겨자 먹기로 내키지 않는 기숙사 한 학기 생활을 해야 했다. 그 해, 더벅머리의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저자를 처음 만났다. 511호에 방을 배정 받은 1학년 새내기 중에 한 명이 저자였다. 농담 하나, 저자를 처음 보는 순간 임꺽정인 줄 알았다. 완전 산적 수준의 외형이었기 때문이다.(ㅎㅎ) 그해 그렇게 만난 김진산 목사는 나와 3개월의 동행을 하며 선지동산에서의 추억을 쌓아갔다. 아마도 저자가 한 학기 필자와의 동행을 통해 기억하는 것은 지긋지긋한 방청소의 아픈 추억이리라 싶다. 거의 방 청소에 대해 결벽증적인 장애를 갖고 있는 선배 때문에 매우 힘들었을 것이 분명하다. 아니나 다를까 14여 년 전, 동기 목사 부부가 성지순례를 갔을 때 이스라엘 가이드를 맡았던 저자를 신학교 졸업 이후 약 30년 만에 만났는데 첫 인사가 이랬다. “형, 방 청소하느라고 죽을 뻔했다고.” 저자가 입학했을 때, 필자는 영어공부에 대해 저자에게 적지 않은 핍박을 가했던 것 같다. 저자에게 공부하려는 치열함이 보였기에 신학을 공부하러 신학교에 왔지만 어학 공부 특이 영어 공부를 소홀히 여기지 말라고 채근했던 분명한 기억이 있다. 그렇게 싹수가 있었던 동생 김진산 목사는 신학교를 졸업하고 서강대학교 대학원으로 진학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마음속으로 응원했던 기억이 있다. 필자가 목회 현장에서 치열하게 살다보니 동생의 소식이 끊어졌는데 시간이 조금 지난 뒤,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떠나는 팀들에게 최고의 가이드로 활약한다는 듣고 김진산이 김진산하고 있구나 싶어 자랑스럽기까지 했다. 아들이 신대원 시절에 저자에게 중급 히브리어를 수강한다고 했을 때, 아빠가 자랑스러워하는 후배이자 동생이니까 아빠 얼굴에 먹칠하지 말고 특별히 공부 열심히 하라고 독려했던 것도 저자의 사역에 힘을 보태기 위함이었다. 저자가 모교의 정년 트랙에 들어갔으면 하는 마음 간절했지만 사람 일이 그리 마음대로 되지 않는 법, 그때마다 저자를 마음으로나 더 많이 응원하고 중보 했던 것이 사실이다. 내 개인적 바람이기는 하지만 저자가 내 사랑하는 한국교회를 위해 또 다른 필드에서 주군으로부터 자유자재로 쓰임 받는 종이 되기를 기대하고 또 기대한다. 작년, 필자가 섬기는 교회에 저자가 방문했다. 참 오랜 만에 고즈넉한 시간을 보내며 옛 추억도 상기하고, 또 앞으로의 일도 나누며 중보 하는 시간을 보냈다. 그때 내밀고 간 저자의 역작들을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읽으며 저자의 수고를 진하게 느꼈다. 지금 북 리뷰를 남기고자 글을 쓰고 있는 ‘역사와 지리로 만나는 성경 이야기’다. 총 15개 지역을 partition 하여 구약성서 지리와 어학 전공자답게 대단히 세밀하게 설명하고 있다. 물론 예루살렘의 경우, 신약과 구약 편에 두 번에 걸쳐 인용하지만 철저하게 시대적 상황에 맞게 설명하는 친절함까지 갖추고 있어 15개의 필드로 나누어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독자들에게 주어진다. 어디 지역 하나 간과해서는 안 되도록 만드는 저자의 집요함이 필드마다 소개된다. 그러므로 집중력을 갖고 독서해 주기를 기대한다. 필자가 특히 인상을 깊게 받았던 대목은 구약 편에서는 바벨론 필드에 대한 선민공동체에 대 저자의 해제였다. “하나님 백성, 세상의 한 복판에 서다” 그렇다. 바벨론 제국에서의 포로기를 보내야 했던 하나님 공동체 일원들의 삶을 저자가 이렇게 표현했다. 적절하다. 신들의 도시라고 말해도 전혀 틀리지 않는 바벨론은 유대 공동체에게 있어서는 세상이다. 70년의 포로기에 세상의 한 복판이었던 바벨론에서 살아가는 삶은 대단히 생소하고 낯섦이 분명하다. 저자는 이때의 삶의 방식 중 이스라엘 전문가답게 이렇게 일갈했다. “기존 모세 법전들에 대한 가장 최근의 정리본인 신명기 문서(D 문서)들이 예루살렘을 벗어나 있는 그들의 신앙 활동에서 자료로 활용되는데 한계를 가지고 있음을 인정했다. 그들은 포로라는 독특한 상황을 고려하여 그들이 예루살렘에서 가져온 고대의 자료들을 기반으로 새로운 방식의 문서들(P 문서)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제국의 포로로서 현실을 살아가는 동포들을 위한 신앙자료들을 정리한 것이다. (중략) 회당(synagogue) 역시 이 시기에 발생했다. 특정하게 지명된 장소에 임재하시는 하나님이 아닌 하나님을 사모하는 사람들의 모임에 임재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것은 분명 지난 오랜 세월 약속의 땅을 중심으로 이어온 신앙과 전혀 다른 형태의 것이다. 어쨌든 그들은 포로로 잡혀간 상황에서도 여호와 하나님에 대한 신앙을 이어갔다.” (pp,266-267) 대단히 깊은 성찰이다. 역사적인 전 이해가 없는 자라면 이 내용을 제대로 인식이나 할 수 있으랴 싶다. 펜데믹 3년차 시작의 길에 있다. 마치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온 이스라엘 신앙공동체가 겪었어야 할 낯섦을 지난 2년 톡톡히 경험했고 또 경험하고 있어 필자 또한 대단히 현 상황이 낯설기 그지없다. P 문서 제작 시도, 시나고그에서의 대안적 하나님과의 교제 등등이 이해되는 대목이다. 바벨론 포로기 이후의 영적 지도자들의 면면은 포로 이전의 사람들과 비교해 볼 때 훨씬 하나님 중심적이다. 에스겔이 그렇고, 다니엘, 학개 스가랴가 그렇다. 특히 저자는 적어도 바벨론에서의 유대적인 성향의 지도자들이 이렇게 올바른 방향성의 신학적 성향을 구축하게 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진단했다. 귀담아야 할 목소리다. “지도자들이 신앙과 영성, 도덕성에서 바르지 못하면 그들의 백성들의 고통소리가 크게 되고, 그 백성들의 도덕적, 신앙적 타락의 양상이 가속화된다. 그때 하나님은 그 나라와 지도자들, 백성들에 대한 징계의 방침을 정하시고 그들을 심판하기 위한 도구로 국제적 상황의 도구들을 선택하신다.” (p,270) 포로 전에 도저히 깨닫거나 이해할 수 없었던 영적 감각이 포로라는 삶을 통해 체휼된 공부로 가능해졌다. 포로기 예언자들이나 지도자들은 이것을 알았기에 성숙할 수 있었고, 또 그 성숙을 이어갈 방법들을 찾아낸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바벨론은 저자의 말대로 세상 한 복판이었다. 동시에 하나님의 백성들은 그 한 복판에서 치기어린 삶의 공부를 하게 된 셈이라는 저자의 해석은 탁월하다. 저자는 바벨론 필드를 이렇게 갈무리했다. “하나님의 백성들은 이제 에스겔이 예언한 대로, 하나님이 계획하신 대로의 흐름을 따라 회복의 길로 나아갈 것이다. 이 구원의 여정은 세상의 권세자들이 개입하여 주도할 수 없는 것이다. 이 구원의 과정은 오직 하나님만 주도하여 이루실 수 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백성들이 이 구원의 과정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따를 것인가이다. 하나님의 구원에 참여하는 것은 오직 순종어린 믿음으로만 가능할 것이다.” (p,276) 이 글을 읽다가 마치 부흥회에 참석한 것 같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은혜로웠다. 저자는 역시 서울신학대학교를 졸업한 사랑하는 후배다. 유대인 랍비 마틴 부버가 이렇게 말했다. “자기 자신으로 가득 찬 사람에게는 하나님이 들어갈 여지가 없다.” (마틴 부버, “열계단, 대한기독교서회, p,221.) 저자는 최고의 공부를 통해 특히 성서언어와 지리에 대한 전문가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권위가 있는 학자다. 그럼에도 저자를 만날 때마다 그의 자리를 보면 하나님의 자리가 보인다. 그래서 언제나 너무 자랑스럽다. 김진산 목사의 사역이 원활하게 진행되는 기쁨이 있기를 언제나 화살기도 한다.
ps) 신약 편 제 3과 쿰란은 필자가 특히 관심을 갖고 있는 필드라서 정독의 정독을 진행했다.
오늘날 내 사랑하는 교회가 쿰란 공동체가 갖고 있었던 범접할 수 없는 공동체의 主尊感으로 다시 무장하기를 기대해 본다. 신약 편도 잊지 말고 독서하기를 강추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