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김치 사역을 하면서 매 번 느끼는 것 중의 하나가 체력적인 고갈로 인해 오는 피로감입니다. 잠을 제대로 잘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사역의 현장이 일반 직장처럼 근무하는 시간이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고, 일은 만들면 만들수록 끝이 없고, 설교준비를 비롯한 사역의 방대함이 정말로 말 표현이 조금은 과격할지는 모르겠지만 종을 짓누르고 있을 때가 많습니다. 수 년전에 일중독에 대한 검사를 하는 자가 진단표를 갖고 점검을 해본 적이 있었습니다. 결과는 일중독의 징후가 농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과를 본 후에 의도적으로 일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한 자구노력을 하려고 제 딴에는 몸부림을 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사역의 무게가 어쩔 수없이 있기에 나이가 한 살 두 살 더 들어가면서 체력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조직교회에서 목회를 하면서부터 육체적으로 파김치가 되어 집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허다하였는데 요즈음에는 그 빈도가 많이 줄어들어 나름대로 건강관리에 조금 여유가 생긴 것 같아 감사하기도 합니다. '파김치'라는 말이 나왔기에 한 마디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몇 주 전에 교우 한 분이 파김치를 정성스레 담아 주셨습니다. 지난 성지순례 기간 동안 친구목사가 붙여준 별명이 '토종'이라는 별명일 정도로 그만큼 음식에 관한한 토속적인 것을 좋아하는데 교우 한 분이 담아 주신 파김치를 먹으면서 얼마나 맛깔스럽게 담그셨는지 파김치로 밥 한 그릇을 해치웠습니다. 짜지도 않고, 그렇다고 싱겁지도 않은 것이 아주 담백한 맛을 내어 너무 맛있게 식사를 하게 되는 섬김을 받았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그리 많이 주시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식사 때가 되면 은근히 파김치 생각이 나 지난 주간에는 염치를 무릅쓰고 교우에게 한 번만 더 담가달라고 부탁을 드렸습니다. 염치가 없는 일이지만 용기를 내어 말씀을 드렸더니 감사하게도 교우께서 오히려 더 기쁨을 갖고 소담스럽게 담아 오셨습니다. 아침 식사를 가능하면 빵과 우유 정도로 때웠는데 일부로 밥을 먹으면, 아내가 파김치를 내놓습니다. 맛도 맛이지만 교우께서 사랑으로 담근 파김치를 먹으며 한 번 더 식탁에서 교우의 이름을 부르며 축복과 감사 기도를 드리고 먹는 파김치 식사가 종의 영,육을 건강하게 해 줍니다. 때로는 육체적으로 파김치가 되는 사역의 곤비함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곤비함을 이겨내는 것은 파김치 사랑이 있기 때문입니다. 봄의 내음새가 이제는 물씬 풍기는 계절, 식탁에 오르는 파김치의 상큼함이 사랑으로 다가옵니다. |